'와' 이정후 또 멀티히트 폭발했다! 이번엔 156㎞ 광속구마저 완벽 통타, 절묘한 배트 컨트롤은 '덤'이었다 [SF 리뷰]

김우종 기자 2024. 4. 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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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정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경기 연속 멀티히트 겸 3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그렇지만 팀은 9회말 선두타자 이정후의 출루에도 불구하고 무사 만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38에서 0.255로 상승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47타수 12안타) 2루타 1개, 1홈런 4타점 4득점 5볼넷 4삼진 출루율 0.315 장타율 0.340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1패 평균자책점 4.91을 마크한 좌완 카일 해리슨이었다.

이에 맞서 워싱턴 내셔널스는 CJ 에이브람스(유격수)-레인 토마스(우익수)-조이 갈로(지명타자)-조이 메네시스(1루수)-제시 윈커(좌익수)-라일리 아담스(포수)-일데마로 바르가스(1루수)-트레이 립스컴(3루수)-제이콥 영(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이날 첫 등판의 기회를 잡은 우완 호안 아돈이었다.
이정후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몸쪽 스트라이크를 그냥 하나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낮은 공을 피했다. 아돈이 던진 공을 워싱턴 포수 아담스가 잡지 못한 채 뒤로 빠져나갔다. 이어 3구째 한가운데 공을 잡아당겼으나 1루 쪽 파울을 기록한 이정후. 그리고 4구째. 이정후가 바깥쪽 코스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95.6마일(153.8km) 포심 패스트볼을 부드럽게 밀어 쳤으나 유격수 자리 근처에 서 있던 3루수 트레이 립스컴의 글러브에 굴러 들어갔다. 이후 이정후는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펼쳤으나 결국 아웃되고 말았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
이정후는 팀이 1-2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초구는 바깥쪽 낮은 볼. 2구째는 앞서 1회와 마찬가지로 몸쪽 낮게 볼이 들어왔고, 포수가 잡지 못한 채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3구째 이정후는 몸쪽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94.6마일(152.2km) 포심 패스트볼이 날아들자 기습적으로 3루 방면을 향해 번트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파울 라인을 벗어나며 아쉽게 무위에 그쳤다. 4구째는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파울. 그리고 5구째. 이번에는 높은 코스로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이 들어왔으나, 타구가 먹히면서 1루 쪽으로 향했다. 파울 라인 밖으로 향하면서 아웃을 피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6구째 94마일(151.2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세 번째 타석은 팀이 1-3으로 뒤진 5회초에 찾아왔다. 워싱턴은 이정후와 승부를 앞두고 선발 투수였던 호안 아돈을 내리는 대신 워싱턴 불펜의 유일한 좌완 자원 로버트 가르시아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이정후의 안타가 나왔다. 먼저 한가운데 93.1마일(149.8km) 포심 패스트볼을 그냥 보낸 이정후. 그리고 2구째. 가르시아가 몸쪽에서 낮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절묘한 84.1마일(135.3km) 슬라이더를 뿌렸다. 이정후는 끝까지 공에서 집중력을 놓지 않은 채 절묘한 배트 컨트롤을 선보이며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바깥쪽 낮은 코스의 공을 걷어내기 위해 몸의 균형이 살짝 무너졌지만, 그래도 한 손을 살짝 놓으면서 감각적인 안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정후가 3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린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두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말 2사 3루의 타점 기회에서 4번째 타석에 섰다. 상대 투수는 워싱턴의 불펜 투수인 조던 윔스였다. 이정후는 초구 바깥쪽으로 높게 빠지는 볼을 그냥 지켜본 뒤 2구째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슬라이더를 그냥 지켜봤다. 3구째는 바깥쪽으로 크게 빠진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이어 이정후는 4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3루 파울 지역에 뜨면서 유격수 CJ 에이브람스에게 잡히고 말았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2회말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사 후 에스트라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다음 타자 야스트렘스키가 좌전 안타를 치며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베일리가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1-0)

이정후.

이정후.
그러자 워싱턴은 곧바로 이어진 3회초 큰 것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2사 후 영이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CJ 에이브람스 타석 때 2루와 3루를 연달아 훔쳤다. 이어 에이브람스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키면서 3루 주자 영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2)

워싱턴은 5회 한 점을 추가하며 3-1로 달아났다. 2사 후 영이 우전 안타를 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에이브람스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 사이 영은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1-3)

그렇지만 샌프란시스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선두타자 채프먼이 우중간 안타를 때려낸 가운데, 2사 1루에서 베일리가 우전 안타를 쳐냈다. 이어 아메드가 우전 적시타를 치며 2루 주자였던 야스트렘스키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 사이 워싱턴 우익수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1루 주자였던 베일리마저 득점에 성공,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워싱턴의 뒷심이 더욱 강했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 윈커의 몸에 맞는 볼과 아담스의 좌중간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바르가스가 투수 땅볼로 물러난 가운데, 주자들이 한 루씩 추가 진루에 성공했고, 립스컴이 우익수 희생타점을 올렸다.(4-3) 그리고 9회초 워싱턴은 또 한 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윈커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아담스의 우전 적시 2루타 때 득점했다.(5-3)

이정후.

이정후.
그리고 이어진 샌프란시스코의 9회말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는 이정후였다. 상대 투수는 앞서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던 카일 핀네건. 이정후는 초구 바깥족 96.8마일(155.8km)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봤다. 그리고 2구째 97마일(156km)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치며 유격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가 이날 멀티히트를 완성한 순간. 더욱이 156km에 달하는 빠른 볼에 밀리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낸 게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정후의 빠른 공 적응 여부는 빅리그 진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MLB.com은 "이정후는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2023시즌을 제외하고, 타율 0.318 미만의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그런 이정후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빠진 툴을 하나 꼽자면 파워라 할 수 있다"며 "이정후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물음표는 빠른 공 대처 여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KBO 리그 투수들은 시속 95마일(152.8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한다. 그랬기에 이정후가 2023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준비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또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현역으로 활약한 뒤 외국인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라이언 사도스키도 "이정후는 KBO 리그보다 더 빠른 구속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리고 이날 이정후는 빠른 공을 안타로 연결하며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다시 한 번 불식시켰다.

계속해서 샌프란시스코는 플로레스가 좌전 안타, 솔레어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콘포토가 투수 앞 땅볼을 쳤고, 이때 3루 주자였던 이정후가 홈에서 아웃됐다. 그리고 채프먼마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날 패한 샌프란시스코는 2연패에 빠진 채 4승 8패를 마크했다. 반면 워싱턴은 3연승을 달리며 5승 6패를 기록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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