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중 이어 김범수까지 1군 제외, 남은 좌완은 황준서뿐…한화 불펜 운용 어떻게 하나

배재흥 기자 2024. 4. 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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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가 지난 9일 잠실 두산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한화 제공



14경기를 치른 9일 현재 한화 구원진 평균자책은 3.88로 리그 3위다. 수치로 나타난 불펜 안정감은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최근 4연패 중인 한화는 불펜 운용에 고민이 크다.

한화는 개막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마무리 투수를 교체했다. 지난해부터 팀의 문단속을 맡은 박상원이 6경기 평균자책 6.00으로 불안함을 노출했고, 최원호 한화 감독은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주현상을 마무리로 돌렸다.

마무리 교체는 장기 레이스 도중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주현상이 하던 셋업맨 역할을 대신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박상원을 당장 빡빡한 상황에 투입하긴 어렵고, 각성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던 한승혁도 제구가 흔들린다.

특히 승리조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좌완 김범수의 부진이 아쉽다. 김범수는 9일 잠실 두산전에 3-2로 앞선 7회말 1사 1·3루에 구원 등판했다가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 피홈런으로 한화는 3-5로 역전패 했다.

8경기 평균자책 9.64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김범수는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 감독은 경기 전 “(김)재환이가 그전부터 좌투수에 약했고, (김)범수가 올해 표본은 적지만 좌타자한테 강점이 있었다. 최근 3년간 상대 전적에서도 범수가 워낙 좋았다”며 “범수가 원포인트로 막고, 다음 투수를 붙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아쉬워했다.

황준서가 지난 6일 고척 키움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한화 제공



김범수는 당분간 2군에서 조정을 거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일단 2군으로 내려가서 몸과 마음을 잘 추스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기중에 이어 김범수까지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현재 한화 좌완 불펜엔 고졸 신인 황준서만 남았다. 최 감독은 선발뿐 아니라 불펜에서도 좋은 활약을 한 황준서를 김범수 대신 타이트한 상황에 투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감독은 “(이)민우나 (한)승혁이의 투구도 썩 좋지 않다. 상대 팀이 바뀌면 괜찮은데, 같은 팀(두산)을 상대해야 해서 비슷한 상황이 오면 다른 투수를 쓰는 게 더 낫다”며 “(황)준서가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 감독은 앞으로의 불펜 운용에 관해 “승리조를 고정하기보다 상대 타선이 빠른 공 또는 변화구 어디에 약점이 있는지를 분석해 투수 기용을 달리할 생각”이라며 “시리즈에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에게 그때그때 임무를 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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