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1km 강속구' 공략, 깨어나는 타격감! 이정후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9회 무사 만루→무득점, SF 2연패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세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찬스에서 안타를 뽑아내지는 못했으나,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정후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38에서 0.255로 상승했다.
▲ 선발 라인업
워싱턴 : CJ 에이브람스(유격수)-레인 토마스(우익수)-조이 갈로(지명타자)-조이 미네시스(1루수)-제시 윈커(좌익수)-에일리 아담스(포수)-일데마로 바르가스(2루수)-트레이 립스컴(3루수)-제이콥 영(중견수), 선발 투수 호안 아돈.
샌프란시스코 : 이정후(중견수)-타일러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선발 투수 카일 해리슨.
이번 겨울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3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후 시범경기 13경기에서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2도루 타율 0.343 OPS 0.911의 성적을 거두며 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던 이정후는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데뷔 첫 경기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더니, 이튿날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세 번째 경기에서는 첫 홈런포까지 쏘아 올리며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LA 다저스와 2년전까지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는데, 지난 4일부터 방망이가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4일 다저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이튿날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 그리고 7일 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허덕였다. 이로 인해 0.316까지 찍었던 이정후의 타율은 어느새 0.200까지 떨어지면서 1할대 추락을 눈앞에 두게 됐다. 하지만 침묵은 더 오래가지 않았다. 이정후는 8일 경기에서 4경기 만에 안타를 생산하더니, 전날(9일)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다시 좋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10일 경기로도 연결됐다. 물론 경기 초반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정후는 0-0으로 맞선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아돈의 4구째 95.6마일(약 153.9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하지만 이 타구는 3루수 방면으로 향하면서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아돈과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으나, 이번에는 1루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의 고대하던 안타는 세 번재 타석에서 나왔다. 1-3으로 뒤진 5회말 이정후는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는 바뀐 투수 로버트 가르시아와 맞붙었다. 그리고 바깥쪽 낮은 코스의 스트라이크존에서 흘러나가는 2구째 84.1마일(약 135.3km) 슬라이더에 감각적으로 방망이를 내밀었고, 결대로 타구를 받아쳐 중견수 앞 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생산했다. 다만 후속타의 불발로 득점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은 네 번째 타석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3-3으로 균형을 맞춘 6회말 2사 3루의 찬스에서 이정후는 워싱턴의 바뀐 투수 조던 윔스와 맞붙었고, 4구째 86.2마일(약 138.7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배트를 내밀었다. 그러나 이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결정적인 찬스에서 클러치 능력을 뽐내지는 못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겼던 이정후는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이정후는 3-5으로 뒤진 9회말 워싱턴의 마무리 카일 피네건의 97마일(약 156.1km) 하이 패스트볼을 공략해 3루수-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터뜨리면서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윌머 플로레스의 안타와 호르헤 솔레어의 볼넷으로 3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하지만 콘포토의 땅볼때 홈에서 아웃되면서 득점과 연이 닿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졌다. 선취점은 샌프란시스코가 뽑았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볼넷,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안타로 마련된 1사 1, 3루 찬스에서 패트릭 베일리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워싱턴이 3회초 제이콥 영의 안타와 도루 2개로 마련된 2사 3루에서 CJ 에이브람스가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키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은 까닭.
분위기를 탄 워싱턴의 득점은 이어졌다. 워싱턴은 5회초 이번에도 영의 안타와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루에서 에이브람스가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1-3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도 반격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6회말 맷 채프먼과 베일리의 안타로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은 뒤 닉 아메드가 동점타를 쳐내며 3-3으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워싱턴이 7회초 한 점을 더 뽑아내면서 좀처럼 무게의 추는 샌프란시스코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말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했고, 오히려 워싱턴이 9회초 공격에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손에 넣었으나, 대량 득점 찬스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3-5로 패하며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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