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장수상품, 와퍼는 단종인데 쏘나타는 부활?”…한국인의 세단 사랑, 어느 정도일까 [세모금]

2024. 4. 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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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논란’ 쏘나타 화려한 부활
“한국인 세단 사랑 반영한 결과” 풀이
택시·의전용 인기…중형은 年5000대 이상 팔려
버거킹 와퍼의 단종소식(왼쪽)과 쏘나타 택시 자료사진. [버거킹,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근 두 가지 소식이 소비재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버거킹이 내놓는 와퍼의 ‘리뉴얼’과 현대차 쏘나타의 택시 재출시 소식입니다.

공교롭게도 와퍼는 1984년, 쏘나타는 1985년 처음 국내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각각 40년과 39년 된 효자상품이란 데서 공통점이 있네요.

하지만 최근 이슈 전개에서는 두 상품이 다른 결을 보이고 있습니다. 와퍼는 메뉴의 리뉴얼에도 ‘단종’이라는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반면 현대차 쏘나타 택시는 단종을 결정했다가 실제로 재판매 결정이 이뤄지면서 관심이 집중된 케이스입니다.

전반적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대세 속에 그동안 생산이 중단됐던 쏘나타 택시가 부활하게 된 사례입니다. 현대차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일까요.

이는 한국 사람들의 ‘세단 사랑’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실제 SUV차량이 꾸준히 훌륭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소비시장에서는 세단 차량의 판매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다양한 파워트레인에도 SUV 차량 대비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우리 차를 상징하던 현대차 포니와 프라이드 모두 세단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 세단은 국산 차의 전형을 상징하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새롭게 출시한 소나타 택시 전면 [현대차 제공]

실제 판매량에서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내수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는 5997대, 기아 K5는 9883대가 판매됐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쏘나타는 14.3% 감소하고, K5는 14.5%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두 차량이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두 차량의 성패는 디자인 차이로 인해 엇갈린 판매량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다나와 자동차가 집계한 1분기 국산 차 판매량에서도 세단 모델인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는 1만3698대가 판매되며 순위 6위에, 제네시스 G80은 1만1984대가 판매되면서 9위에 매겨졌습니다. 1등은 쏘렌토, 2등은 싼타페, 3등은 카니발, 4등은 스포티지 등 SUV 자동차가 차지했는데요. SUV의 상승세를 보이는 것 같지만, 그랜저가 2022년 출시된 것을 고려했을 때 나머지 차들이 신차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쏘나타 택시의 재출시로, 세단 자동차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택시 차량 수요는 많지는 않지만 연간 1000~2000대 이상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입니다. 세단의 단종으로 ‘울며 겨자먹기’식 SUV 택시를 출시했던 기사님들도 다시 세단으로 방향을 돌릴지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한편 쏘나타의 부활은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행보와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업체로는 토요타가 있습니다. 토요타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중형세단 ‘캠리(Camry)’를 일본 내수 시장에서 판매 종료하기로 했어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요타는 SUV와 크로스오버 등에 집중하기 위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43년 만이었습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본래부터 우리나라 시장은 해치백이나 SUV보다 세단이 강세를 보였던 시장”이라면서 “향후 전동화와 SUV 중심의 시장 개편 추세 속에서도 세단 차량의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쏘나타 택시의 재출시 사례로 좁혀서 보면, 기업과 실소비자 간 상생의 결과로 풀이되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생산 차질을 문제로 지난해 7월 결정된 택시용 7세대 LF 쏘나타의 단종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택시업계의 우려 속에 이같은 결정을 번복한 사례거든요.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연합회 회장단 7명이 지난 24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쏘나타 택시 후속 모델 출시를 촉구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연합회 제공]

쏘나타 택시가 단종된 이후 택시업계는 한목소리로 “후속모델을 출시해 달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습니다. 최근 전동화 추세에 맞춰, 하이브리드나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량이 나왔지만, 택시용 차량으로는 쏘나타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입장이었죠.

업계는 특히 안정적인 승차감에도 가격이 SUV 택시 대비 저렴한 점을 매력으로 꼽았습니다. SUV 대비 세단이 갖는 장점이 택시 차량에서도 보여진 것입니다.

이에 현대차는 새로운 쏘나타 택시에 택시업계의 기대를 잔득 반영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내구성을 높인 택시 전용 LPG 엔진과 변속기, 타이어를 적용했으며 넓어진 2열 공간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편의 사양을 갖추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습니다. 택시의 가혹한 주행 환경을 고려해 일반 차량 대비 약 2배 강화된 내구 시험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또 택시 전용 스마트스트림 LPG 2.0 엔진과 택시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일반 타이어 대비 약 20% 내구성이 강화된 타이어도 적용했죠. 휠베이스를 70㎜ 늘려서 실내 공간도 더욱 넓게 구성했스빈다. 안전 사양을 대폭 강화하고 최신 인포테인먼트·편의 사양을 적용해 상품성도 끌어올렸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도 “쏘나타 택시는 택시 전용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2열 거주공간을 확대하는 등 특화된 상품성을 갖춘 차량”이라고 상품성을 자신했습니다.

이번에 부활한 세단형 쏘나타 택시가 다시금 서민들의 발이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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