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나왔는데 싸면 다냐?… 민심 잃은 알리·테무

장신구 404개중 96개서 검출
국내 안전기준치 700배 높아

사진은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조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 일부. 연합뉴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된 제품에서 최근 발암물질이 나오면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과도한 마케팅과 낚시성 광고 등으로 잇따라 논란에 올랐던 터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구매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인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도 알리익스프레스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어린이용 가죽 가방에서는 불임 유발 등 생식독성과 발암 가능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중국산 옷을 사 입어도 될까', '얼굴 마사지기도 발암물질일까', 'KC인증도 받지 않은 중국산 제품을 싼 가격에 사서 쓰면서 발암물질을 걱정하는 게 한심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알리와 테무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18일부터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venue)에서 '천억 페스타'를 진행하면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두 차례 선보였다. 당시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타임딜 시작과 동시에 2~3초면 물건이 모두 동나기도 했다.

테무 역시 신규 가입자를 다단계처럼 끌어모아야 하는 미션을 진행하면서 이를 게임하듯이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 앱 사용자 수는 쿠팡이3086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알리익스프레스가 887만명, 테무가 829만명이었다. 이는 11번가(74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인기에 양사의 매출 역시 빠른 속도로 늘었다. BC카드가 C커머스의 작년 10월 결제 데이터, 올해 3월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기간 C커머스(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결제 금액은 138.8%, 결제 건수는 130.6%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발암물질 사태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안전 인증이 필요한 상품이 국내 규정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에서 즉시 삭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무 또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문제가 된 품목을 판매 목록에서 제외하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며 "유사 제품에 대해 폭넓은 조사를 실시해 안전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