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레이스, 황준서도 김택연도 아니다. ERA 0.96 ‘문학 차은우’가 대세다
[OSEN=인천,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2024 신인드래프트 1~3순위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황준서(한화 이글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전미르(롯데 자이언츠)를 제치고 4년차 조병현(SSG 랜더스)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조병현은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전체 28순위)로 SSG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첫 해 1군에서 3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8.10(6⅔이닝 7실점 6자책)을 기록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일찌감치 군 복무를 선택, 상무야구단에 지원해 합격했다. 2022년 11경기(28⅔이닝)에서 4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7를 기록했고, 지난해 마무리로 뛰며 43경기 2승 2패 17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SSG로 복귀해 올 시즌 불펜 투수로 뛰고 있다.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SSG 경기. 조병현은 4-5로 뒤진 7회초 등판했다. 2이닝 동안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 148km를 던지며 투구 수 21개로 효율적인 투구였다.
조병현은 7회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도슨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김혜성을 1루수 땅볼 병살타로 실점없이 마쳤다. 투구 수 10개로 끝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은 최주환을 1루수 땅볼 아웃, 김휘집을 147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이형종을 좌익수 뜬공으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SSG가 7회말 동점을 만들고, 8회말 8-5로 역전시켜 승리하면서 조병현은 승리 투수가 됐다. 4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승. 데뷔 첫 승을 거둔 조병현은 경기 후 “첫 승까지 5년 정도(군대 포함)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선배님들이나 형들이 안타 치고 볼넷도 나가서 점수를 내줘서 고마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타점이 높은 140km 후반의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다. 조병현은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지 후회 없이 던지자는 생각이고, 감독님 코치님께서도 볼넷보다는 빠르게 승부하는 게 좋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7경기에 등판해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 중이다. 9⅓이닝 동안 3피안타, 볼넷 3개, 탈삼진 12개, WHIP 0.54, 피안타율 .071로 세부 스탯은 더 좋다. 조병현은 좋은 성적에 대한 비결을 묻자 “내가 잘 던지는 것보다는 그냥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군대 가기 전보다는 구속도 많이 올라가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병현은 앞으로 목표를 묻자 “올 시즌 목표가 20홀드다. 최대한 홀드를 많이 하면 좋을 것 같고, 팀이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인왕에 대한 목표를 묻자 “목표는 갖고 있는데 아직 신인왕 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한 경기라도 더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개막 전에 김택연은 지난 3월 중순 대표팀 '팀 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위력적인 직구를 뽐내며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완 투수 한 명이 있었다. 아웃맨이 말하기를 정말 멋진 피칭을 했다고 하더라. 91마일(146km)이었지만 마치 95~96마일(153~154km)처럼 보였다'고 했다. 정말 좋은 어깨를 가진 선수였다"고 김택연을 칭찬했다.
그러나 김택연은 NC와 개막전에서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2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개막 후 3경기에서 2⅓이닝 2피안타 5볼넷 1사구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하자 일주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김택연은 9일 다시 1군에 콜업됐다.
전체 1순위 황준서는 류현진이 전격 한화로 복귀하면서, 선발 경쟁에서 밀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김민우가 가벼운 담 증세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면서 임시 선발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KT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6일 키움전에서 선발 페냐가 조기 강판되자 4회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당분간 황준서를 불펜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황준서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고 있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전미르는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8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6⅔이닝을 던져 5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3실점(1자책). WHIP 1.05, 피안타율 .185다. 세부 기록은 조병현에 뒤진다.
1~3순위들에게 관심이 쏠리던 신인왕 레이스에 개막 때만 해도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중고 신인' 조병현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