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네타냐후 '실수'…이스라엘이 먼저 휴전 요구해야"

바이든 "하마스에 휴전 책임" 입장에서 급선회
"가자지구에 모든 식량·의약품 공급 허용해야"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 전쟁 대처를 "실수"라 규정하며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전쟁 대처에 대한 질문에 "그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의 접근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 7명이 숨진 이스라엘군의 월드센트럴키친(WCK) 오폭 사건을 두고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그래서 나는 이스라엘이 휴전을 요구하고 향후 6~8주간 이스라엘로 들어오는 모든 식량과 의약품에 대한 완전한 접근(가자지구 공급)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 직접 휴전을 요구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받아들일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는 그의 이전 주장에서 바뀐 셈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집트와 대화하며 가자지구에 더 많은 식량을 들여올 준비가 됐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하지 않을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이 WCK 오폭 사건 이후 극적으로 변화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AFP는 짚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며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친바이든 인사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는 서한에 동참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주류가 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친이스라엘 정책으로 인해 전통 지지층인 아랍계·젊은 층 유권자들의 반발이 커져 바이든 대통령이 이전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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