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100명 중 7명은 N차 관람객

영화 ‘파묘’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물 ‘파묘’ 관객 100명 중 7명은 2번 이상 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CGV에 따르면 ‘파묘’의 2회 관람률은 5.1％, 3회 이상 관람률은 2.1％였다. 이 극장에서 ‘파묘’를 본 100명 중 7명은 이른바 N차 관람객이었다는 의미다. 특히 3회 이상 관람률은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영화계에선 천만 달성 후 기존 관객이 이 작품을 N차 관람한 게 흥행 뒷심의 동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파묘’는 전날까지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어 N차 관람률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파묘’의 N차 관람을 이끈 요인으로는 에듀테인먼트(교육과 오락의 합성어) 효과가 꼽힌다. 첫 관람 당시에는 몰랐던 배경지식을 유튜브나 SNS에 돌고 있는 각종 해석 콘텐츠를 통해 공부한 뒤 재관람을 했다는 분석이다.

‘파묘’는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기게 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속인 화림(김고은), 화림의 제자 봉길(이도현)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그린 작품이다.

무속신앙의 대살굿, 묫자리, 음양오행 등이 주요 소재로 사용돼 K-오컬트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특히 젊은 관객에게는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영화 속 대사와 연결되는 ‘일제 쇠말뚝 설’이 주요 관람 포인트로 꼽혔다.

주인공 4명의 이름이 독립운동가 김상덕, 고영근, 이화림, 윤봉길과 같다는 점, 이들이 타는 자동차 번호판이 광복절인 0815, 삼일절인 0301이라는 점 등 항일 메시지가 곳곳에 암시되어 있다는 점도 관람객 사이에서 일명 ‘국뽕’을 고취시키며 관람을 부추겼다.

지난 2월 22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약 한 달 만에 1000만 관객에 도달했고, 이후에도 뒷심을 발휘해 약 140만명을 더 모았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회전문 관객(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사람)이 없었다면 거의 두 달 가까이 롱런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