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비싼가 했더니… 기후변화에 서리 맞은 사과·배

이민우 2024. 4. 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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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후반 이후 기상이변으로 사과·배 서리 피해(동상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배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량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16.5%와 31.8% 감소했다.

특히 사과·배·복숭아를 주로 재배하는 충청, 경상, 전라 지역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서리 발생 빈도가 높아져 거의 매년 수량과 품질 동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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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서리 늘고 개화시기 영향
동상해, 과수 수확량 감소 원인
정부 "피해예방 장비 구입해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5일 기준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4만3천312원으로, 한 달 전(4만3천145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62.2% 비싸다. 사진은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 <연합뉴스>

2010년대 후반 이후 기상이변으로 사과·배 서리 피해(동상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3월 하순∼4월 말) 서리 발생이 늘고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영향이다. 동상해는 과수 수확량 감소의 주원인으로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이슈 플러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와 배 봄철 서리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8633억원이다. 사과·배 농가에 지급된 총보험금 1조3697억원의 63%를 차지한다.

서리 피해 증가는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야기한다.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배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량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16.5%와 31.8% 감소했다. 지난해 사과·배 관련 총보험금 2658억원 중 착과 감소로 인한 보험금은 1684억원(63.4%)에 달했다.

더욱이 탄저병까지 맞물리며 작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톤으로 전년보다 30.3% 줄었다. 배의 경우도 18만4000톤으로 26.8% 감소했다.

과수 생산량 감소가 수급 불안을 초래하면서 올해 1분기 사과 도매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109% 올랐다. 배 가격도 148% 뛰었다.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외국어대 대기환경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기후 온난화로 봄철 서리 발생 빈도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 지역에선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 기온이 상승 추세인데도 이상기후로 끝서리는 점차 늦어지고 있어 서리 발생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과·배·복숭아를 주로 재배하는 충청, 경상, 전라 지역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서리 발생 빈도가 높아져 거의 매년 수량과 품질 동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개화기가 앞당겨지는 상황에서 과수는 꽃이 피면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한다. 개화기에 서리가 발생하면 꽃눈이 고사해 착과 수가 감소하고 착과가 되더라도 기형이 많아진다. 봄철 서리 피해 발생 가능성이 매년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연구원은 사전예방, 사후보상, 사후관리로 3단계 체계를 구축해 봄철 서리 피해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온풍기, 살수 시스템, 방상팬 등 봄철 서리 피해 예방에 필요한 장비 구입을 보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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