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그놈…싸우는 정치 이제 그만" 성숙한 정치 요구

최성국 기자 김동수 기자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박지현 기자 2024. 4. 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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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을 세심히 살펴본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새로 뽑힐 국회의원에 대한 쓴소리와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본투표날인 10일 <뉴스1> 이 광주·전남 투표소 곳곳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답 없는 현실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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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 공약·민생경제 살리기 등 염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날인 1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운남동 삼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김동수 이수민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을 세심히 살펴본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새로 뽑힐 국회의원에 대한 쓴소리와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본투표날인 10일 <뉴스1>이 광주·전남 투표소 곳곳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답 없는 현실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깨끗한 정치', '편가르기 없는 정치'를 원하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모든 투표에 참여한 주월동 주민 노성임 씨(92·여)는 이날 주월1동 제3투표소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투표를 빼먹은 적이 없다. 나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투표를 하는 것"이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위에를 잘 뽑아야 아래가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복을 입고 투표소를 찾은 백미화 씨(52·여)도 "정치는 대통령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같이하는 거다. 근데 서로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 애들 싸움이 유치하다는 느낌이 든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흥섭 씨(77)는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들만 잘났다고 다투는 모습들이 보기 좋지 않다. 다른 때였다면 투표를 포기했을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이니 본인들부터 청렴하게 정치를 해 다음에는 차악이 아닌 최선을 뽑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토로했다.

김 작씨(38)는 "긴 시간 고민 끝에 표를 행사해 후련하다"며 "여야가 서로 헐뜯거나 비방하는 정치 대신 국민을 생각하는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오 모씨(39·여)는 "거대 양당 정치에 신물이 난다. 이번엔 과감하게 제3세력에 한표를 행사했다. 각 정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한민국의 올바른 미래를 위해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 광양읍 제4투표소에서 투표한 김정봉 씨(67)는 "누가 되든 간에 깨끗하고 정직한 국회의원이 됐으면 한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국민과 지역민을 섬기는 정치인, 민생만 생각하는 정치인이 됐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불안정한 민생경제를 해소하는 것에 주력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오전 6시에 투표한 주다인 씨(25·여)는 "자취생인 만큼 청년이나 주거와 관련된 공약이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느라 본투표날 투표하게 됐다"며 "많은 생각을 했지만 투표 직전까지도 고민이 됐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고윤서 씨(30·여)는 "과일과 식재료 값이 올라 물가가 불안정하다며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고 오면 '통장이 아슬아슬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고기 반찬과 후식으로 먹는 과일 양도 줄어 체감하게 됐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정책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학창시절부터 살았던 곳이 더 살기 좋은 동네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했다.

신임 국회의원들이 선거기간에 내걸었던 '지역발전 공약'의 실현을 바라는 목소리도 깊었다.

상무2동 2투표소를 찾은 최선임 씨(60·여)는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뽑아도 막상 당선되면 서울에서만 활동을 한다.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치를,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동년 씨(62)는 "구체적인 공약 이행 방안보단 일단 이기고 보는 데에 모두 매몰돼 있는 것 같았다"며 "있는 사람들만 챙기기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쓰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조민경 씨(52)는 "정치인들이 당선되려고 말로만 약속하는 게 너무 지겹다"며 "그놈의 그놈이라는 냉소만이 답이 아니다. 국민들은 모두 투표를 하고 당선인들은 편법없이 공약을 잘 실천하고,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약한 '우리의 국회의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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