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한우 위탁 손실…피해는 ‘조합원 몫’?

안승길 2024. 4. 1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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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직원의 횡령 의혹이 불거진 한 축협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해당 축협, 알고 보니 위탁농 사업 관리 부실로 최근 대규모 손실 위기에 빠진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도덕적 해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안의 한 축사.

한 조합원이 본인 소 외에도 축협에서 소를 위탁받아 키워 왔는데, 최근 대금이 회수되지 않는 이른바 '채권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위탁 기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이자는커녕 원금도 상환하지 못한 겁니다.

[위탁 사고 조합원/음성변조 : "재산 분할 때문에 재판 끝날 때까지 좀 기다려 달라고 했어요. 내 소라도 팔아서 마무리 잘 하겠다."]

축협이 새끼 소 매입비와 사룟값을 빌려주고, 농가는 3년 안팎 키운 소를 팔아 대금을 갚은 뒤 이윤을 남기는 위탁 사업.

2019년 소를 받아간 이 조합원의 위탁 종료 시점은 2022년인데, 축협은 사고가 났단 걸 알고도 사룟값을 1년 넘게 추가 지원했고, 지난 1월이 돼서야 이 같은 사실을 이사회에 보고했습니다.

관리 감독 부재로 사고 조치가 늦어지고 그사이 조합 손실을 키웠단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축협 조합원/음성변조 : "일반 조합원들은 60일만 넘어도 사룟값 갚으라고 전화 오고 그러는데, 왜 그분은 5년간 방치해줬나 이해가 안 가네요."]

자체 조사로 파악된 손실액만 18억 원가량.

축협은 이제서야 소를 일부 확보하고 가압류와 민사 소송 등 절차에 나섰지만, 회수 규모조차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창부안축협 관계자/음성변조 : "결단을 내렸으면 좋았을 텐데 계속 지원돼 버린 거죠. 사룟값이 소 값을 초과한 경우가 생긴 거죠. 죽일 수는 없으니까…."]

해당 축협은 지난 2015년에도 담보 없이 건설사에 돈을 건넸다 수십억 원의 '부실 대출' 사고가 났던 곳.

조합의 뒤늦은 고발로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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