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시민단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갈등 심화
[KBS 대구] [앵커]
대구시가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설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구 시민단체들은 대구의 시민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루 유동인구가 10만 명에 달하는 동대구역 광장, 현재 조성 중인 대구도서관에 이어, 대구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곳입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에 박 전 대통령 상징물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홍준표/대구시장/3월 5일 : "대구에는 박정희 대통령을 상징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서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을 하고 거기(동대구역)에 광장을 세우는 것이 어떻겠나."]
대구시는 동상 건립과 광장 조성에 1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관련 조례도 준비했습니다.
조례안에는 대구시장이 시 예산으로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과 행사를 추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대통령을 배출했던 광주와 김해 등에 비슷한 조례가 있다며 대구에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대구 시민단체와 시민 9백여 명은 반대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대구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민주운동의 도시인 만큼,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건 대구 역사와 시민 정신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임성종/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 :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고, 산업화 공로 또한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부모님, 할아버님, 누님 세대의 공로이지…."]
지역 출신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냐, 아니면 시대착오적인 우상화냐,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갈등이 지속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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