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현대차·LG전자가 한국 R&D 간판…글로벌 2500개 기업 분석했더니 [비즈360]
한국 기업은 47개, 총 370억유로 투자
R&D투자 지속 증가에도 점유율은 하락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 LG화학 등이 전 세계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10% 기업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며 세계 7위, 아시아 2위에 이름을 올렸고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10.1%를 기록하며 높은 R&D 집약도를 보였다.
10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유럽연합(EU) R&D 스코어보드’를 바탕으로 ‘2022년도 세계 R&D 투자 상위 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R&D 투자 상위 250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총 47개로 이들 기업이 370억유로(약 54조4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7위)가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고 SK하이닉스(59위)와 LG전자(72위), 현대자동차(91위)가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LG화학(177위), 현대모비스(219위), 삼성SDI(271위), 한국전력(374위), 한화(383위), SK(395위), 기아(442위), 삼성전기(480위), 포스코(498위), NC소프트(544위), 두산(599위) 등의 순으로 R&D 투자가 많았다.
R&D 투자 상위 2500위 내 한국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지속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3~2022년 연평균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7.2%로 같은 기간 매출액의 연평균 증가율(2.7%)보다 높았다.
다만 상위 2500개 기업에 드는 한국 기업의 수는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했다. 2013년 80개에서 2016년 70개, 2019년 59개, 2022년 47개로 지난 9년간 41.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수는 199개에서 679개로 3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기업 수도 804개에서 827개로 23개 늘었다.
연구개발비 투자 점유율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2013년 3.7%에서 2022년 3.0%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국은 3.8%에서 17.8%로 14.0%포인트, 미국은 36.0%에서 42.1%로 6.1%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일본의 경우 15.9%에서 9.3%로 6.6%포인트 하락했음에도 우리나라보다 6.3%포인트 높은 투자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전기 및 전자 장비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전기 및 전자 장비 분야 투자 금액이 198억유로로 한국 상위 기업 투자의 과반 이상인 53.5%를 차지했다. 이어 ▷자동차 및 부품 46억유로(12.4%) ▷기술 하드웨어 및 장비 35억유로(9.5%) ▷레저용품 27억유로(7.4%) ▷일반 산업재 23억유로(6.2%) 등의 순이었으나 전기 및 전자 장비 분야 점유율과 차이가 컸다.
반면 세계 상위 2500위 기업은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서비스 분야(19.3%)와 제약·바이오 분야(18.7%)에 가장 많은 투자비를 쏟았는데 한국 기업의 해당 분야 투자 점유율은 0.5%, 2.6%에 불과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의 R&D 투자 환경이 주요국 대비 열악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대기업 연구개발 세제지원율은 0.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31위로 OECD 평균인 0.17%에 비해서도 매우 낮다. 또한 우리나라의 시장규제지수(PMR)는 2018년 기준 6점 만점에 1.7점으로 OECD 38개국 중 6번째로 높았고 OECD 평균치인 1.43점보다 높았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핵심 기술력 개발을 위해 R&D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국내 기업은 주요국 대비 R&D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을 확대하는 등 세제, 법령, 규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투자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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