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격 상승세, 경제 낙관·인플레 비관 '양날의 칼'

송경재 2024. 4. 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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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미 경기둔화 전망, 급격한 금리인상, 중국 경제 둔화 등이 상품가격 하락세를 촉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상품 가격 상승세가 경제성장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수요 확대 전망에 따른 것이라 보고 있다.

상품 가격 반등은 당장은 아니어도 서서히 인플레이션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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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이른바 퍼미안분지 유전지대인 텍사스주 미들랜드에서 2018년 4월 13일(현지시간) 펌프잭이 모래폭풍 속에서도 석유를 끌어올리고 있다. 석유를 포함해 올해 상품가격이 다시 들썩이면서 경제에는 낙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는 비관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로이터연합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 전망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체 꺾이지 않을 것이란 비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증시 투자자들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게 됐다.

상품 가격 가파르게 상승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더푸어스(S&P)골드만삭스상품가격지수(GSCI)가 올해 11% 상승해 뉴욕증시의 S&P500지수 상승률 9.2%를 추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S&P GSCI는 석유, 금과 구리 등 금속, 곡물, 코코아, 커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상품 가운데 구리와 석유는 올들어 각각 10%, 16% 상승했고, 금은 이날도 다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며 온스당 2343.50달러까지 올랐다. 올들어 금 가격은 14% 뛰었다.

상품 가격은 부침을 겪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천정부지로 치솟던 석유, 천연가스, 곡물, 금속 가격은 그 해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1년 반을 하락했다.

미 경기둔화 전망, 급격한 금리인상, 중국 경제 둔화 등이 상품가격 하락세를 촉발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 경제는 침체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서 성장을 지속하는 골디락스 흐름이 지속됐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실시간 국내총생산(GDP) 추계치인 GDP나우는 1분기 미 실질 GDP 성장률을 0.5%p 높인 2.8%로 상향조정했다.

유가는 9일 배럴당 90달러 선 밑으로 다시 떨어지기는 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시설 공격,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여파 속에 뛰고 있다.

유가, 배럴당 100달러 전망도

애널리스트들은 상품 가격 상승세가 경제성장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수요 확대 전망에 따른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주 미·중 양국 제조업 지수 상승세가 시장에 새로운 매수 모멘텀을 불어넣었다.

유가는 9일 이틀째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난주말까지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지난달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강세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다음달 27일 미 현충일을 기해 미국의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주유소 휘발유 가격 급등 우려가 높다.

앞서 JP모건은 올 후반 브렌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준 금리인하 궤도 탈선

호주 맥쿼리그룹 상품전략팀은 보고서에서 실질소득 성장세에 다시 가속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전세계 재화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상품 가격이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계획이 궤도를 이탈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미 연준 고위 관계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의 입에서 '연내 금리인하 불필요론'이 나오는 가운데 더 강경한 입장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5일 올해 금리인하는 고사하고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상품·파생상품리서치 책임자 프란시스코 블랑슈는 "상품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방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한가지 요소"라고 말했다.

상품 가격 반등은 당장은 아니어도 서서히 인플레이션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전망을 다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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