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리고 떠난 쌍둥이 엄마…“장기기증 활성화 절실”
[앵커]
쌍둥이를 키우던 무용수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네 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습니다.
가족들은 이제 겨우 7살인 쌍둥이에게,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났다고 말해주고 싶어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곽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살 쌍둥이 아들 엄마, 43살 장희재 씨.
무용수로 박사 과정을 밟고, 쌍둥이도 키우면서 열정적으로 살아온 여성이었습니다.
장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진 건 지난달 9일.
잠을 자다가 심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은 일주일의 고민 끝에 폐와 간, 그리고 신장 2개를 4명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장혜선/故 장희재 씨 언니 : "얘(장희재 씨)가 과연 원하는 일일까를 계속 고민했죠. 마지막 모습도, 수술하고 왔을 때도 너무나 편안한 얼굴이더라고요."]
누군가의 생명을 살렸다는 기억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이겨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장인욱/故 장희재 씨 아버지 : "전국에서 우리 딸 장기를 가지고 (4명이) 살아있으니까, 저는 그런 기분으로 앞으로 살 거니까...마음에 위안이 많이 되죠."]
지난해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사상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장 씨처럼 장기를 기증하는 뇌사자는 수년 째 4백명 대에 머물러 하루 평균 8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지고 있습니다.
[김단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상담사 : "더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기증은 싫다는 분들이 많으세요. 다른 분에게 가서 잘 살고 있다는 걸 초점을 두고 (생각해 보셨으면)."]
15만 명에 육박했던 국내 장기기증 희망자는 2013년을 기점으로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8만 3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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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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