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훈련에 과외까지…자존심 내려놓은 김재환의 부활

김경윤 2024. 4. 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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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김재환(35)은 올해로 17년째 프로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이다.

2008년 데뷔한 김재환은 2016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2018년까지 3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폭발하며 KBO리그의 대표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2023시즌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김재환은 시즌 종료 후 비주전급 선수들과 저년차 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팀 마무리 훈련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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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출신 김재환, 2023시즌 부진하자 강정호 찾아가 대변신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결과 나오는 듯"
두산 4번 타자 김재환 3점 홈런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1사 1,3루 두산 김재환이 역전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2024.4.9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 김재환(35)은 올해로 17년째 프로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이다.

2008년 데뷔한 김재환은 2016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했고, 2018년까지 3시즌 연속 30홈런 이상을 폭발하며 KBO리그의 대표장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18시즌엔 4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정상에 섰던 김재환이 자존심을 내려놓은 건 지난겨울의 일이다.

2023시즌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김재환은 시즌 종료 후 비주전급 선수들과 저년차 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팀 마무리 훈련을 소화했다.

마무리 훈련이 끝난 뒤엔 배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는 1년 선배 강정호에게 연락을 취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김재환의 부진 이유를 개인적으로 분석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를 본 김재환이 용기를 내 강정호에게 'SOS'를 쳤다.

김재환에겐 자존심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부활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 강정호와 집중 훈련을 했다.

김재환은 타격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강정호와 레벨 스윙(배트를 수평으로 눕혀 치는 스윙)을 훈련했고, 미세하게 무너진 하체를 고정하는 과정도 거쳤다.

이미 정상에 섰던 베테랑 타자가 모든 것을 뜯어고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김재환은 백지에 새 그림을 그리듯 다시 시작했다.

내가 두산 4번 타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1사 1,3루 두산 김재환이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4.4.9 nowwego@yna.co.kr

마침 호재도 따랐다. KBO리그가 2024시즌 수비 시프트 금지 규정을 신설했다.

좌타자 김재환은 KBO리그의 대표적인 당겨치기 유형의 타자인데, 수비 시프트로 인해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 그물에 자주 잡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억지로 밀어치는 훈련을 하다가 타격폼이 무너진 경향도 있었다.

집중적인 훈련과 수비 시프트 금지 등 환경적인 변화로 김재환은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기간 타율 0.444의 폭발적인 타격감을 자랑한 김재환은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불방망이를 내뿜었다.

3월 8경기에서 타율 0.367로 활약하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4월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재환의 저력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도 빛났다.

그는 2-3으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한화 좌완 불펜 김범수를 상대로 2구째 낮은 직구를 퍼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고, 두산은 이 홈런으로 5-3 승리를 거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재환이 자신을 상징하는 스윙을 보여줬다"며 기뻐했다.

경기 후 만나 김재환은 "지난해엔 (2022시즌이 끝난 뒤 받은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받은 여파로 시즌 준비가 늦어졌고 차질을 빚었다"라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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