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만원대로 5성급 호캉스"…호텔업계 '4.5성급'이 뜬다

김형준 기자 2024. 4.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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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이지만 수영장까지 갖춘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들
높아지는 객실가에 가격 경쟁력 확보…"평일 예약율도 80%대"
4.5성급 호텔로 불리는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서울 용산 전경.(파르나스호텔 제공) ⓒ News1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호캉스를 좋아하지만 매번 5성급 호텔을 찾기는 부담스럽죠. 요즘은 럭셔리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의 4.5성급 호텔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특급호텔에 머물며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가 보편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속과 고급 서비스를 모두 잡은 일명 '4.5성급' 호텔이 호캉스족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 운영사들은 4성급과 5성급 사이의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즉 4.5성급 호텔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4.5성'이라는 등급은 공식적인 호텔 등급 체계에 존재하는 개념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4성급 호텔 수준의 가격에 5성급에 버금가는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호텔들을 4.5성급으로 부르고 있다. 등급은 4성급이지만 수영장과 다수 식음업장들이 들어선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들이 이에 해당한다.

호텔 등급 평가는 관광진흥법시행규칙에 따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관리국이 수탁해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 안전과 위생을 바탕으로 서비스 수준 등을 평가해 1성~5성까지 적정한 등급을 부여한다.

4성급 호텔과 5성급 호텔을 가르는 기준은 고급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개수, 연회장 여부와 규모, 룸서비스 제공 시간 등이다. 전문가 3인의 현장평가와 전문가 1인, 소비자 1인의 암행평가 등으로 성급이 결정된다.

호텔 입장에선 비용투자가 많이 필요한 대연회장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줄이고 4성 등급을 받는 대신, 객실 인테리어나 수영장 등 호텔 설비를 고급화 해 투숙객의 만족도를 높인 형태다. 투숙객 입장에선 하룻밤 숙박비용은 4성으로 저렴하면서 5성 호텔 못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5성급 호텔의 객실 가격이 대폭 인상돼 프리미엄 4성급 호텔의 가격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가 수도권·경상권·전라권·충청권·강원권 등 5대 권역 호텔을 조사한 결과 올 1월 호텔 객실 평균 단가(ADR)는 16만480원이었다. 이 가운데 5성급 호텔의 ADR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31.1% 증가한 25만6137원이었다. 수요가 많은 서울 도심 및 수도권 호텔들의 실제 객실 판매가는 이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비해 4성급 호텔의 1월 ADR은 14만2115원으로 집계됐다. 5성급 호텔보다 10만 원 이상 낮게 형성돼 고품격 시설·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을 모두 잡으려는 호캉스족의 발길을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서울 용산의 수영장.(파르나스호텔 제공) ⓒ News1 김형준 기자

GS(078930)그룹의 파르나스호텔이 위탁 운영하는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서울 용산'(나인트리 로카우스 용산)은 대표적인 4.5성급 호텔로 꼽힌다.

지난해 4월 개관한 나인트리 로카우스 용산은 1969년부터 운영되던 육군 용사의집을 현대화해 문을 연 호텔이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을 표방하며 4성급 비즈니스 호텔 중에서는 드물게 성인풀·키즈풀·자쿠지로 구성된 수영장까지 갖췄다.

나인트리 로카우스 용산 관계자는 "평일을 기준으로 예약률은 80%를 계속해서 넘기고 있다"며 "주말에는 거의 만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평일 디럭스 객실 기준 나인트리 로카우스 용산의 객실 요금은 10만 원 초반~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통적인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대형 호텔사들도 4성급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라인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경우 서울 명동, 홍대, 강남 지역에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인 L7 호텔을 운영 중이다. 4성급에 해당하지만 일부 업장에는 5성급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루프톱 수영장까지 갖췄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경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가 대표적인 4.5성급 호텔로 불린다.

평일 기본 객실 기준 L7 홍대와 레스케이프 모두 최저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4.5성급이라는 등급은 그 동안 사실상 없었던 새로운 개념"이라며 "4성급의 합리적인 가격과 5성급에 준하는 서비스와 상품, 타 비즈니스 호텔에서 볼 수 없는 연회 시설 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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