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20대 여성 환자 증가 추세라는 '이 질환'…"불임 가능성"
연 1회 정기검사로 예방…임신계획 있다면 미리 치료계획 세워야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누군가의 딸에서 한 사람의 아내로, 또 아이들의 엄마로 성장해 가는 대다수 여성이 필연적으로 겪는 과정이 임신과 출산이다. 이런 임신과 출산이 이뤄지는 '자궁'(子宮)은 여성에 있어 중요한 신체 부위인데 최근 '자궁근종'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자궁은 서양배 모양의 근육조직으로 길이 7.5㎝, 폭 5㎝, 두께 2.5㎝로 여성의 주먹 크기와 비슷하다. 여성을 상징하는 '제2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다만 자궁의 근육세포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하나의 딱딱한 덩어리가 된 것을 '자궁근종'이라고 한다.
여성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흔한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발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자궁근종으로 병의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2년 61만 5883명으로 처음으로 60만 명을 넘었다. 2020년 51만 4260명으로 50만 명을 넘긴 이래 2년 만이다.
2022년 기준 연령별로는 40대가 22만 7921명(37%)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9만 2060명(31.2%), 30대 10만 2895명(16.7%)으로 전체 환자의 85%가 30~50대였다. 20대 환자도 1만 8010명(2.9%)으로, 하루 50명가량이 산부인과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희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최근에는 20대 여성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미리 치료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자궁근종은 발생 부위에 따라 자궁체부근종과 자궁경부근종으로 나뉘는데, 자궁체부근종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확률이 약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졌다.
상당수는 별다른 자각증상 없이 평생을 지내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은 환자의 약 25%에서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월경량 과다, 극심한 생리통, 골반 통증, 변비, 빈뇨 등이다. 월경과다가 가장 흔하고, 근종이 어느 정도 커지면 골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간혹 근종의 크기가 아주 큰 경우 아랫배에서 만져지기도 한다. 특히 전체 불임 환자의 약 3%는 자궁근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양이 많아지고 생리통이 심해지면 자궁근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연지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0㎝ 이상의 거대 근종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거의 없어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면서 "생리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이상 초음파를 통해 자궁과 난소를 관찰하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자궁근종은 골반 내진 검사, 골반 초음파,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하는데 특히 골반 초음파로 쉽게 진단 가능하다. 치료는 근종의 수와 크기, 조직의 유착 여부, 증상 유무, 임신 계획 등에 따라 결정되며, 치료 방법에는 호르몬제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자궁근종이 빠르게 자라지 않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별도의 치료 없이 주기적인 검사로 근종의 형태를 살펴보면 된다. 하지만 근종이 커지거나 통증과 출혈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로 근종 제거는 어려워 자궁 전체를 절제하거나 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이 요구된다.
수술은 자궁에 직접 이뤄지는 만큼 조직과 신경의 손상을 줄여 가임력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또 감염 위험과 출혈을 줄이고,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심미적인 효과를 높이는 게 중요한데 최근에는 이 같은 장점을 고루 지닌 로봇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송희경 교수는 "수술이 확실한 치료법이긴 하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개복수술 대신 로봇수술 또는 복강경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고,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 또는 복강경수술은 통증이 적고 흉터가 안 보이는 장점이 있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근종 예방법은 없다. 다만 비만 여성에서 발생 위험도가 높고, 적절한 운동과 채식이 자궁근종 발생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30세 이후 발생 빈도가 높아져 35세 이상 여성의 약 40%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되니 특별한 증상 없이도 30세 이후 1년에 한 번 정기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연지 교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다양한 요인으로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며 "특히 가임기 여성에서 근종이 발견될 경우 자궁 주변부 손상을 최소화하고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법 등을 고려해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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