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판 흔든다…자체 개발 CPU·제미나이 업데이트로 ‘AI 생태계’ 구축
자체 제작 CPU ‘액시온’, TPU 최신버전 공개
클라우드에 제미나이 1.5프로 적용
동영상 제작 AI ‘구글 비즈’ 공개
고객 , 직원, 콘텐츠 제작 돕는다…“‘AI 에이전트’ 구축”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첼롭 울트라 아레나(Michelob Ultra Arena).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안에 있는 이 스타디움은 구글 클라우드의 연례 행사 ‘넥스트(Next) 24′에 참석한 사람들로 1만2000여석이 가득찼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넥스트24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지난해 전 세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상상하기 시작했다”며 “구글 클라우드도 모든 규모의 조직이 AI 시대에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3만여명의 파트너사들과 개발자들이 몰렸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렸던 넥스트23에 1만8000명이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늘었다. 구글 클라우드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클라우드 강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비교하면 구글 클라우드는 아직 점유율 측면에선 열세지만, 구글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제미나이(AI)’를 클라우드에 본격 입히며 판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구글 클라우드가 선전포고를 하는 분위기였다. 하드웨어부터 AI모델, 플랫폼까지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최신 제품과 기술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암(ARM) 기반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액시온’(Axion), 자사 AI 전용 반도체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 ‘v5p’ 정식 버전을 선보이며 자체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미나이 1.5 프로’를 대중에 공개하고 협력사인 앤트로픽의 ‘클로드3′를 전면에 내세웠다.
◇멀티모달 AI시대…ARM 기반 CPU, 개선된 TPU로 하드웨어 강화
구글은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 손잡고 데이터센터용 CPU 액시온을 자체 개발했다. 쿠리안 CEO는 “현재 주류 CPU인 인텔의 x86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최대 50% 향상됐다. 에너지 효율성도 60% 이상 높였다”며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스냅 등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2018년 ARM 기반 자체 서버용 칩을 선보인 뒤 작년 11월에는 ‘그래비톤4′를 선보였고, MS도 지난해 ‘코발트’ 100을 발표한 바 있다. 낮은 전력으로 효율이 좋은 ARM 기반의 서버용 칩을 구글도 자체 개발하면서 클라우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부사장이자 컴퓨팅 및 기계 학습 인프라 총괄 마크 로메이어는 “액시온은 개방형 기반으로 구축됐다”며 “고객이 기존 워크로드를 쉽게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액시온을 선택하는 고객은 앱을 다시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구글은 전 세대보다 단위 당 성능이 4배 높은 구글 전용 AI 가속기 TPU v5p도 정식 출시했다. 쿠리안 CEO는 “TPU v5p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제품으로, 스케일이 가장 큰 AI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TPU v5p를 탑재해 AI 하이퍼 컴퓨터(AI Hypercomputer)를 구성하고, 제미나이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AI 핵심 칩셋인 엔비디아 GPU도 추가 도입한다. 쿠리안 CEO는 “TPU v5p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인 B200, GB200 NVL72 등을 활용해 I 하이퍼 컴퓨터(AI Hypercomputer)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자체 개발 AI인 제미나이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가 연말 출시할 예정인 ‘블랙웰(B200·GB200)’은 2025년부터 구글 클라우드에 도입될 예정이다. 기존 H100 기반 클라우드는 대역폭을 2배 확대해 처리 속도를 높였고, 데이터 저장 위치를 AI에 최적화해 기존보다 3.7배 빠른 데이터 접근이 가능해졌다.
◇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AI 에이전트’ 구축
이날 구글 클라우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잇따라 발표했다. 올해 2월 공개했던 ‘제미나이 1.5 프로’를 클라우드에 적용했다. 쿠리안 CEO는 “제미나이 1.5 프로는 1시간 짜리 영상, 11시간 짜리의 음성파일, 3만 줄 이상의 코드, 70만 자 이상의 텍스트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며 “제미나이 1.0 프로는 3만2000개 토큰을 처리하는데, 제미나이 1.5 프로는 최대 100만개의 토큰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앤트로픽이 지난달 공개한 최신 AI 모델 ‘클로드3′도 제공한다. 소형 AI 모델인 ‘젬마’의 코딩 특화 버전 ‘코드젬마(CodeGemma)’도 기업들이 이용하는 머신러닝 플랫폼 ‘버텍스 AI’에서 제공한다.
오는 6월에는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동영상 생성AI인 ‘구글 비즈(Google Vids)’를 추가한다. 오픈AI가 동영상 제작 AI ‘소라’를 내놓은지 약 2개월만에 대항마를 내놓은 셈이다.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의 경우 구글 비즈를 통해 스토리보드를 쉽게 생성하고, 이미지나 배경음악 등 구글 비즈가 제공하는 추천을 모아 초안을 완성할 수 있다는게 구글 측의 설명이다. 또 미리 준비된 내레이션 목소리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직접 제작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쿠리안 CEO는 “인프라와 AI모델인 제미나이, AI 플랫폼인 버텍스AI 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원을 지원하며, 콘텐츠 제작을 돕는 정교한 ‘AI 에이전트’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객용 에이전트(Customer Agents)는 웹, 모바일, 콜센터, 매장관리시스템(POS) 등 여러 채널에서 텍스트, 음성 등의 다양한 형태로 기업과 고객이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행사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어떤 유튜브 동영상에 등장한 밴드 멤버가 입은 체크무늬 자켓을 쇼핑몰 사이트에서 검색해 주문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쇼핑몰 사이트에 구축된 AI 챗봇에 유튜브 링크를 넣으면서 “이 영상에서 키보드를 치는 사람이 입었던 체크 무늬 셔츠를 찾아달라. 어떤 제품인지, 어느 매장에서 언제 구입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순식간에 챗봇이 다양한 옵션을 포함한 대답을 제공했다.
직원용 에이전트(Employee Agents)는 모든 직원이 생산성을 높이고 함께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게 구글 클라우드의 설명이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트(Creative Agents)는 이미지와 슬라이드를 통해 콘셉트를 모색하며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제작 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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