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 이겨낸 '프리미엄' 삼성SDI…'조 단위' 투자 본게임 시작
빈자리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채웠다. CATL은 점유율을 33.6%에서 38.4%로, CALB는 3.6%에서 3.8%로, SVOLT는 0.8%에서 1.8%로 점프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 시장 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에 직면한 가운데, 저가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유럽의 정책그룹 '교통과 환경'(T&E)은 올해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4분의1은 중국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와중에 삼성SDI가 점유율을 오히려 확대한 것은, 역설적으로 고급화 전략의 성과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의 '저가 배터리 러시'를 피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한 게 삼성SDI이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을 펴왔고, BMW나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주 고객사로 둬왔다.
한때 삼성SDI의 투자가 지나치게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배터리 기업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는 북미만 해도 경쟁사들과 다르게 삼성SDI의 생산라인은 아직까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속도조절 기조가 현실화되며 삼성SDI의 신중한 투자 기조가 재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시장 과열 국면에 휘말리지 않고 합리적으로 투자 속도를 자체 조절한 격이 됐다.
삼성SDI는 업황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2024년을 기점으로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이후 전기차 라인업 확충 및 경기회복 국면에 맞춰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말 기준 100GWh(기가와트시) 수준이었던 생산능력을 2026년 200GWh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5조~6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내년에는 이 수치가 더욱 확대될 게 확실시된다.
북미에서는 스텔란티스·GM 등과 합작공장을 추진하며 고객사도 다변화했다. 특히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의 경우 가동 목표를 2025년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최윤호 대표는 지난달 주총을 통해 "북미 지역 단독 배터리 생산 공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2025년 46시리즈 △2026년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잡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양과 질을 모두 강화하는 셈이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며 비중국산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에 속하는 고객사들의 양호한 판매량으로 삼성SDI의 출하량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며 "46시리즈 관련 수주가 연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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