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 펜션·김치공장·지하주차장…이색 투표소 눈길

광주 남구 태권도장은 10년 넘게 투표소 활용

(광주=뉴스1) 최성국 김동수 박지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본투표가 10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가운데 광주·전남의 '이색 투표소'들이 눈길을 모은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광주 358곳, 전남 806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전국 투표소 대부분은 초등학교, 중학교나 유치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일선 행정복지센터 등에 마련됐다.

도심 외곽지역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이 투표소로 활용된다. 선거법상 투표소는 학교나 관공서, 공공기관단체 시설에 설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표소가 운영될 적당한 크기의 공간이 없을 경우엔 지자체와 선거관리위원회, 민간이 협의해 일반 건물에 투표소를 설치하기도 한다. 이런 곳들은 노약자나 교통 약자, 유권자들의 접근 편의가 높아야 하고 우천 등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전남 순천 삼산동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화려한 결혼식장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게 됐다. 선관위가 파티움하우스 순천 1층 웨딩홀을 하루 동안 대관해 삼산동 제3투표소를 설치하면서다.

여수 율촌면 일부 주민은 제3투표소로 지정된 한 펜션에서 투표를 하게 됐다. 마땅한 공간이 없었던 영광군 군남면 제2투표소는 김치가공공장 안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선관위는 펜션과 예식장 등에 10만~30만 원 상당의 이용료를 지급한다.

광주에서는 북구 용봉동 제6투표소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 설치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설치 작품 '고인돌'을 관람하며 투표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투표 공간 변경과 해당 작품의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로 성사되지 못했다.

민간 업장들도 투표소로 변신했다. 여수 둔덕동 제2투표소로는 루마썬팅 둔덕하이츠점이, 순천 삼산동 제2투표소로는 석사제일태권도체육관이 지정됐다.

22대 총선에서도 광주 남구 진월동 제5투표소는 '백두태권도장'이다. 이 태권도장은 20대 대통령선거와 21대 국회의원선거 등 10년 넘게 공식 선거가 치러진 유서 깊은(?) 투표소다.

광주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관공서가 아닌 투표소들은 투표소 내부 동선이나 주민들의 접근 편의성이 고려됐다"며 "내부 공간도 유권자 인원을 수용해야 할 만큼 커야 하고 주차 문제 등을 고려한 적합지"라고 설명했다.

투표소 마련을 위해 아예 입주민 주차를 차단한 곳도 있다.

광주 남구 방림2동 제2투표소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다. 이곳 또한 어르신 접근성 등을 고려해 투표소로 활용된 역사가 약 20년에 달한다.

이를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9일 오전 11시부터 이 아파트 주차장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미 주차된 차량 차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주차장을 깨끗하게 비웠다. 선관위는 주차장 바닥에 천 바닥재를 깔고 난방기 3대를 임차해 실내온도를 조절하고 있다.

투표소 위치는 각 가정에 발송된 투표안내문을 확인하거나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인명부 열람시스템 이용,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의 투표소찾기 연결 서비스를 통해 투표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거주지의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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