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을 건 전문가?… 액티브 ETF 급성장에 펀드 매니저도 900명 육박
이차전지·인공지능 등 특정 테마 관련 상품 신속 출시
펀드 매니저 2019년 688명서 현재 864명… 미래 79명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액티브 ETF 총자산이 3년 새 20배 이상 불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리밸런싱(투자 종목 재조정)에 적극 나선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을 이기는 초과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 ETF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덩달아 상품을 굴릴 펀드 매니저 수도 매년 증가 추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0년 말 2조1292억원 수준이던 국내 액티브 ETF 총자산은 올해 1분기 말 45조원으로 늘었다. 3년 3개월 만에 20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상품 수로 보면 같은 기간 14개에서 195개로 14배 증가했다. 전체 ETF 총자산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말 4.1%에서 작년 말 32%로 확대했다.
현행법상 자산운용사는 ETF 상품을 만들 때 특정 기초·비교지수를 일정 비율 이상 추종하도록 구조를 짜야 한다. 이 비율이 패시브 ETF는 90%, 액티브 ETF는 70%다. 즉 패시브 ETF는 10%, 액티브 ETF는 30%만큼 펀드 매니저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 역량이 뛰어난 매니저를 많이 보유한 운용사일수록 액티브 ETF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액티브 ETF의 급성장은 한국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다. 작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국에서 신규 출시된 ETF가 총 690개인데, 이 중 516개(75%)가 액티브형으로 집계됐다. 미국 액티브 ETF 운용 자산도 올해 1분기 기준 7580억달러(약 102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
액티브 ETF가 대세로 떠오르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테마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전기차·반도체·ESG·플랫폼·메타버스·이차전지·인공지능(AI)·로봇·헬스케어 등 특정 테마가 주목받을 때마다 관련 ETF를 액티브형으로 발 빠르게 출시하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국내 액티브 ETF에는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 유지 규정이 존재하지만 패시브 ETF 대비 종목 편출입, 비중 조정, 이벤트 대응 등의 측면에서 좀 더 유연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 액티브 운용에 주력하는 운용사들이 우수한 성과로 시장 내 입지를 굳힌 점도 액티브 ETF 확산에 영향을 줬다. 타임폴리오의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와 ‘미국나스닥100액티브’ ETF는 올해 1분기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수익률 순위에서 각각 30.7%, 28.0%로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액티브 운용사가 높은 수익률로 실력을 입증하자 전문가 도움을 받아 패시브 ETF 대비 초과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 수요도 늘었다. 주식형 액티브 ETF를 예로 들면 처음 도입된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상품 수는 3개, 운용자산은 30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주식형 액티브 ETF 상품은 총 78개, 순자산은 3조2500억원이다.
액티브 ETF 성장과 맞물려 자산운용업계의 전문인력 채용도 매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초 기준 국내 56개 자산운용사에 속한 펀드매니저 수는 총 864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79명으로 가장 많은 매니저를 보유했다. KB자산운용이 73명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국내 펀드 매니저 수는 펀드 투자 붐이 일었던 지난 2007년 말 383명에서 2012년 말 607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4년쯤 정체 양상을 보이던 매니저 수는 2017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했다. 2019년 말 688명을 찍은 매니저 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매년 40~50명씩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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