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보단 지지를…응원 부족도 스트레스 유발"

문세영 기자 2024. 4.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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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상대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공격을 받을 때만 쌓이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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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상대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공격을 받을 때만 쌓이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처드 맷슨 미국 빙햄턴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르티솔 수치와 부부 간 사회적 지지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결과를 9일 국제학술지 ‘사회적·개인적 관계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1명의 이성애자 부부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원만하게 이뤄질 때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는지 분석했다. 코르티솔은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스트레스에 맞서기 위해 분비된다. 

연구 참여 부부들은 10분간 두 세션에 걸쳐 결혼과 무관한 개인적인 문제들에 대해 논의했다. 연구팀은 부부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긍정적인 사회적 지지가 오가는지 분석했다. 또 각 부부에게는 상대방의 사회적 지지에 대해 어떻게 인식했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의 코르티솔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타액 샘플도 채취했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은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고 인정해주고 신경을 써준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사회적 지지를 받는다고 느꼈다. 반대의 상황에서는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인지했으며 ‘스트레스 증폭 효과’가 일어나면서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졌다. 

적당한 코르티솔 분비는 판단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높여 외부 스트레스 요인에 잘 대처하도록 만들지만 코르티솔의 과도한 분비나 만성화된 분비는 질병을 부른다. 혈당과 혈압을 지속적으로 상승시켜 면역체계가 무너지는 원인이 되며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사회적 지지와 스트레스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보다 면밀한 상관성을 살피기 위해 후속 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사회적 지지에 담긴 내용보다 말의 어조가 스트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성별이 다른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동성 커플을 비롯해 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커플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현상이 확인되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반응 지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스트레스를 판단할 수 있는 코르티솔 외의 방법들도 적용해볼 계획이다. 

연구팀은 “부부는 평소 의사소통이 잦은 관계로 제대로 된 사회적 지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코르티솔 분비가 만성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들의 사회적 지지와 스트레스를 이해하는 연구는 대인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전반적인 웰빙을 강화하는 방법을 찾는데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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