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빨리 찾아온 첫 승, SSG ‘라이징 스타’ 조병현 “5년은 걸릴 것 같았는데…다음 목표는 20홀드”[스경X현장]
SSG는 지난 5~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3경기를 모두 내줬다. 6연승 뒤 스윕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숭용 SSG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4~5연패는 안 된다”라며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보겠다”고 했다.
하필 상대는 최근 파죽의 7연승을 달리던 키움이었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고척 LG전부터 7경기 연속 승리를 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SSG는 이런 상황에서도 연패를 끊어내며 목적을 달성했다.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을 8-5로 꺾었다.
선발 투수 오원석이 5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6회 고효준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어 7회에는 조병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SSG는 8회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고 9회 문승원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2이닝을 소화하며 팀을 이끌었던 조병현이 데뷔 첫 승리를 올렸다.
세광고를 졸업한 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8순위로 SK(현 SSG)의 지명을 받은 조병현은 데뷔 첫 해 3경기에서 선발로 기회를 얻었지만 6.2이닝 7실점(6자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상무에 입대한 조병현은 이 기간 동안 선발 투수에서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2023년에는 상무에서 뒷문 지기의 역할을 맡았다. 43경기 17세이브 평균자책 2.25로 남부리그 세이브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전역한 조병현은 새롭게 부임한 이숭용 SSG 감독의 눈에 들었고 올시즌 점점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날 경기도 그 일환이었다.
데뷔 후 조금은 늦게 첫 승리를 올린 조병현은 선배들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고대하던 승리구도 챙겼다.
조병현은 “내가 잘 던지는 것보다는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비결은 따로 없다. 그는 “어떤 상황에 올라가든지 후회없이 던지자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도 볼넷보다는 빠르게 승부하는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군입대전과 비교했을 때 그나마 달라진 부분을 꼽자면 “자신감도 오르고 구속도 많이 올라갔다”고 했다.
첫 승리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 안했다. 조병현은 “생각보다 첫 승이 빨리 나왔다”며 “군입대 기간을 포함해 5년 정도 보고 있었는데 빨리하게 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조병현은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의 경험도 값지게 생각한다. 그는 “국가대표로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경기는 못 했지만 잘하는 투수들이 모두 모였고 일본이나 미국도 잘 던진 투수들이 많았다. 보면서 많이 생각도 바뀌고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일단 첫 승리의 바람은 풀었다. 조병현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올시즌 목표가 20홀드였다”며 “최대한 홀드를 많이 하면 좋을 것 같고 팀이 이기는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고 마음을 다졌다. 조병현은 중고 신인으로 신인왕 자격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신인왕보다는 팀이 이기는데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조병현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문학 차은우’라는 별명도 붙었다. 조병현은 이 별명을 전해 듣자자마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팬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라고 했다.
인천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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