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벤처투자액 57.6% ‘껑충’…시장 회복 청신호

김경은 2024. 4. 1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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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를 지나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움츠러들었던 벤처투자액이 올해 들어 조금씩 늘면서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하반기부터는 이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올해 벤처투자 회복세에 마중물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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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스타트업 투자금액 1.4조
올 1~3월 투자액 전년비 증가세
“혹한기 끝나나”…업계 기대감
미소진 자금 집행 시점 다가와
모태펀드도 마중물 역할 ‘톡톡’
일선에선 “부익부 빈익빈” 토로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를 지나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움츠러들었던 벤처투자액이 올해 들어 조금씩 늘면서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일부 업종에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Q 벤처투자액 전년비 57.6%↑

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스타트업 투자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타트업 총 투자금액은 1조40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6% 증가했다. 투자 건수는 총 293건으로 같은 기간 7.7% 늘었다.

스타트업 투자는 올해 들어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4497억원에서 2월 4417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3월 들어 5204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올해 1월은 74.4%, 2월 48.6%, 3월 55.4% 각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벤처투자 시장의 완만한 회복세로 해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2022년 ‘제2 벤처붐’이 불던 시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유동성이 줄어들며 급격히 얼어붙었다. 올해부터 혹한기가 서서히 끝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만연하다.

벤처캐피털(VC)들도 올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투자를 자제하면서 쌓아온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집행해야 할 시점이 다가와서다. VC들이 펀드 결성 후 통상 3년 안에 투자하는 기조를 고려하면 올해부터 투자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554개였던 신규 벤처펀드는 2020년 650개, 2021년 1198개, 2022년 902개로 늘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에 따르면 신규 벤처펀드 결성금액은 같은 기간 7조8698억원, 9조9912억원, 17조8035억원, 17조6614억원으로 급증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에 벤처펀드 조성이 크게 늘었다. 올해는 이를 집행해야 VC의 신용도나 관리보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올해 들어 투자처를 알아보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모태펀드 조성 속도↑…일부 업종 집중은 우려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 확대 및 신속한 결성 기조에 따른 기대감도 높다. 정부는 올해 모태펀드 예산 1조6000억원을 출자해 2조8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중기부는 지난달 모태펀드 1차 정시사업을 통해 4463억원을 출자해 46개 펀드 8935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선정했다.

해당 벤처펀드는 3개월 내 결성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대부분 펀드가 상반기 내 결성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이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올해 벤처투자 회복세에 마중물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이외에도 스타트업코리아펀드, 글로벌펀드 대상 출자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VC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모태펀드에 힘을 주고 있는 만큼 올해는 벤처투자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보통 VC들이 1분기에는 펀드 결성에 집중하느라 투자를 집행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2분기부터는 투자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스타트업 일선 현장에서는 회복세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업종에 투자가 몰리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투자 리포트에도 헬스케어,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 투자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장 분위기가 호전됐지만 딥테크 등 제조 기반 기업들이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경향이 뚜렷하다”라며 “지정학적인 이슈 등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지수인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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