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詩 이미 해외에서 주목… 세계인이 모이는 플랫폼 만들 것
“한국 시(詩)의 흥(興)이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시를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 시인들과 교류하는 데 더 힘쓰려 합니다.”
8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한국시인협회 사무실에서 이달 임기를 시작한 시인 김수복 제45대 한국시인협회장을 만나 앞으로 2년간의 포부를 들었다. 김 회장은 1975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시집 ‘지리산 타령’ ‘낮에 나온 반달’ ‘새를 기다리며’ ‘기도하는 나무’ 등을 냈다. 2004년부터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했고, 2019~2023년에는 단국대 총장을 지냈다.
김 회장은 “최근 김혜순 시인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고, 창작과비평·문학과지성사가 각각 500·600호 기념 시집을 낸 것은 우리 시사(詩史)의 영광스러운 순간”이라며 “우리 민족의 흥이 보편성·세계성을 획득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시의 근원은 흥겨움입니다. 흥에서 삶의 움직임이 생기고, 그것이 시와 노래로 이어지지요.”
한국 시를 세계에 더 알리기 위해 해외 교류에 힘쓸 생각이다. 중국 칭다오 작가회의와 함께 11월 ‘한중 시인 대회’ 개최를 협의 중이다. 일본 시인 클럽의 한국 초청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시로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들면서 문학적 우애를 다지는 자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가장 욕심을 내는 사업은 ‘시 플랫폼’ 만들기다. 스마트폰 앱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협회 회원들이 시를 플랫폼에 올려놓으면 누구나 그 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각국 언어로 번역해서 볼 수 있게 하는 게 목표. 김 회장은 “정교한 번역으로 출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앱 같은 플랫폼을 통해 한국 시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속도가 더 빠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협회 회원들의 시선집도 낼 계획이다.
젊은 시인들의 협회 참여가 저조한 점에 대해서는 “한국 시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주역이 계속 들어와야 한다”며 “새로운 감성을 받아들이고 변화와 혁신을 도모해 한국 시를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시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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