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공세로 세계 TV패널 70% 장악한 中… 이젠 가격 맘대로 휘두르나
중국 BOE·CSOT등 기업 3~4곳이 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공장 인수 의사를 밝히며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9일 전해졌다. 특히 BOE와 CSOT 등 중국 LCD 업체들이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이 공장도 중국 기업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TV용 LCD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고, 중국이 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 현재 세계 TV 시장에서 LCD TV가 차지하는 비율은 90%에 달한다. 중국이 TV용 LCD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로 향후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질 경우 국내 가전 업체의 비용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중국 기업들은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 추격에 나서고 있다.
◇저가 공세로 시장 장악한 중국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잇따라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중국 쑤저우 공장을 중국 기업인 CSOT에 매각했고, 2022년 LCD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 LG디스플레이도 2022년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했고 이번에 중국 공장 매각에 나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6년 세계 LCD TV 패널 시장의 31%를 차지했던 중국은 지난해 67.3%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은 점유율 37.9%에서 3.4%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을 대만과 일본, 한국이 나눠 갖고 있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가격이 오를 전망이지만 결국 시장을 과점한 중국 업체들이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공장 가동률을 조절해 세계 LCD 패널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BOE 등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보조를 받아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OLED TV 패널 시장에서도 도전하고 있다.
◇중국 패널 비율 높은 TV 업계 고민
TV 제조사들도 고민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인 OLED TV로 차별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전체 시장에서 그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 TV 제품에 들어가는 중국 LCD 패널 비율은 60%를 넘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공급 업체를 다각화하며 중국 비중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옴디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중국 패널 제조 업체에서 한국, 대만, 일본 패널 제조 업체로 전환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이라며 “패널 가격에 대한 협상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LCD를 접은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OLED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 제품이나 차량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해 프리미엄 시장으로 분류된다. 범용 기술이 돼 버린 LCD와 달리 OLED는 아직은 중국 업체들이 따라잡지 못한 분야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일찍이 중소형 OLED로 사업을 전환했고,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약 1조3000억원 가운데 30%를 중소형 OLED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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