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주 고엽제 보상, 경기일보 보도 결실 맺었다
60, 70년대 뿌려졌던 고엽제다. 그 피해가 파주 일부 지역으로 특정된다. 주민 다수가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국가가, 파주지역에, 질병으로 피해를 안긴 사건이다. 고엽제 군인 피해자 등에 대한 국가 배상은 이뤄졌다. 그런데 파주 민간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백년이 지나 뒤늦은 보상이 이뤄진다. 지급 주체는 국가가 아닌 지자체다. 내용도 보상이 아니라 피해 위로 수당이다. 부족하고 만시지탄인 점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의미는 충분하다.
위로 수당 지급은 이달부터 파주시에서 시작됐다. 피해 주민 1인당 10만원에서 30만원 상당이다. 수당 수급을 위한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고엽제 후유증 질환이 있어야 한다. 의료 기관의 진단서 등 질병 기록이 필요하다. 1967년 10월9일부터 1972년 1월31일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근에서 거주한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지급의 근거는 ‘고엽제 후유의증 등 민간인 피해자에 대한 지원 조례’다. 지난 2023년 9월 파주시가 전국 최초로 제정 공포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의미를 설명했다. “남방한계선 인근에서의 고엽제 살포는 이미 인정된 사실이나 정부의 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들의 오랜 아픔을 위로하고자 전국 최초로 위로 수당 지급을 추진했다.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한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지원시책을 마련해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게 됐다.” 앞서 김 시장은 대성동 마을 주민에 대한 고엽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고엽제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서는 등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 결정에는 경기일보의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다. 피해 주민의 목소리를 처음 세상에 전했다. 국가 배상에서 제외된 민간 피해자들의 억울함이었다. 당시 증언을 토대로 민간지역에 고엽제 살포 실상도 고증했다. 주민들의 피해가 계측됐고 보상 목소리가 커졌다. 주민 단체와 고엽제 피해 전우회의 목소리도 전했다. 조례 제정 과정에서는 시의회와 함께 힘을 보탰다. 우리의 작은 시도에 힘을 보태준 시, 시의회, 주민의 역할이 있어 지금에 왔다.
과제는 남아 있다. 차제에 국가의 책임이 결론지어져야 할 것이다. 고엽제 살포는 국가안보를 위한 행위다. 국가안보의 주체는 국가다. 그 피해를 주민이 입었다. 피해자가 군인이냐 민간인이냐는 정당한 구분이 될 수 없다. 다시 한 번 정부 차원의 보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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