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유럽도 반도체 러시

변희원 기자 2024. 4. 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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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대폭 늘려 산업 육성

뒤늦게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 인도와 유럽연합(EU)도 정부 주도로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목표를 세우고 강력한 지원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EU는 2022년 2월 유럽 반도체법을 발의하고 같은 해 11월 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 내 공공 및 민간 반도체 생산 시설에 430억유로(약 63조2689억원)를 지원하는 법안이다. 이를 통해 세계에서 유럽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 정도로 확대하고, 아시아 지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 법안이 마련된 이후 반도체 기업들이 유럽 곳곳에 생산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이탈리아 카타니아에 제조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향후 5년간 7억3000만유로가 투입되며, 이 중 2억9250만유로는 이탈리아 정부가 지급한다. 인텔은 300억유로, TSMC는 100억유로를 투자해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고. 독일 정부가 이들에게 각각 100억유로, 50억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독일 연방법원 판결로 보조금 지급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자 의회와 정부가 나서서 이와 관련한 예산 편성 방안을 마련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로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자 인도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섰다. 인도 정부는 2021년 12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한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자립 추진을 선언했다. 이 프로그램은 제조 시설 구축 비용의 50%를 정부 재정에서 지원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투자 유치 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등 반도체 관련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며 반도체 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이미 8억2500만달러를 투입해 인도에 반도체 조립 및 시험 시설 건설에 나섰다. 또 이스라엘 타워 반도체도 인도에 9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도 대기업 타타 산하의 타타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해 인도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 서부 구자라트와 동북부 아삼주에서 3개의 반도체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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