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범호가 현란한 대타쇼로 염갈량을 잡았다→최원준→고종욱→서건창→KIA의 미소와 LG의 절망[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전율의 스리런포가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범호 감독의 현란한 대타작전도 짚을 필요가 있다. LG 트윈스 염갈량 감독을 제대로 잡았다.
KIA는 9일 광주 LG전서 7-2로 완승했다. 승부처는 단연 0-0이던 6회말이었다. 선두타자는 4번 최형우. 1사 후 이창진까지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2루 찬스. 그런데 KIA의 타순은 7번 김호령, 8번 김태군, 9번 박민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순.
기본적으로 KIA는 올 시즌 대타를 많이 쓸 일이 없다. 주전멤버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KIA는 그렇지도 않다. 나성범, 황대인, 박찬호가 차례로 이탈하면서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에 조금씩 공백이 보이는 상태다. 실제 그 여파로 6~7일 삼성 라이온즈에 뼈 아픈 연패를 떠안기도 했다.
KIA로선 무조건 연패를 끊어야 하는 경기. 더구나 LG 불펜이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짜임새가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최대한 확률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이범호 감독은 과감하게 움직였다. 수비 포지션 정리는 차후에 두고, 우선 찬스에서의 확률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선택을 했다.
라인업에서 빠진 최원준과 서건창을 적절히 활용한 게 포인트. 두 사람은 선발라인업에서 빠졌으나 LG가 좌완 손주영을 선발투수로 내세운 것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최근 팀에서 가장 잘 맞는 타자들.
김호령 대신 그렇게 최원준이 들어섰다. LG는 그대로 이지강이 마운드를 지켰다. 그리고 최원준이 유격수 방면으로 내야안타를 날리며 LG를 더욱 압박했다. 그러자 LG가 위기를 감지, 잠수함 박명근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때, 이범호 감독은 왼손 최고의 대타 고종욱을 넣었다. 고종욱은 박명근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겼다. 여기서 KIA에 운이 따랐다. 타구가 좌측 얕게 뜨면서, 잡기 애매한 상황. 그러나 못 잡을 타구는 절대 아니었다. LG는 유격수 오지환이 재빨리 이동했다. 외야로 뒷걸음했다.
그러나 너무 뒷걸음한 나머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그 사이 타구는 오지환의 글러브를 스치며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최형우가 결승점을 올린 순간. KIA는 확실한 카운터펀치가 필요했다. 서건창이 박민 대신 나서서 노련하게 외야로 공을 띄웠다. 사실 깊숙하지 않았으나 3루 주자 이창진의 주루가 상당히 좋았다. 그렇게 2점을 뽑았다. KIA 필승조의 힘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스코어 차이.
그러나 KIA는 김도영이 결정적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경기 분위기를 정리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제야 환환 미소를 보였다. 초보 꽃범호가 베테랑 염걀량에게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한 모습. 결과론이라고 하지만, 꽃범호의 선택이 모조리 적중했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지난해 우승팀을 상대로 최고의 투구를 해줬다. 구위가 워낙 좋았고, 투심과 스위퍼가 위력적이었다. 시즌 첫 연패 상황에서 나온 호투라 더욱 반가웠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의 3점 홈런이 정말 중요한 타이밍에서 나와줬다. 고종욱의 결승타와 서건창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낸 뒤 추가점이 더 필요했는데 김도영이 큰 역할을 해줬다. 소크라테스의 타격감도 올라온 것 같아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꼭 승리가 필요한 타이밍에서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해 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 수고 많았고, 오늘도 변함없이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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