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하자마자 ‘홈런’ 키움 최주환-3안타 몰아친 SSG 이지영, 친정팀 만난 이적생들의 ‘장군멍군’[스경X현장]

키움 최주환이 9일 SSG전에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SSG 이지영이 9일 키움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9일 키움과 SSG의 경기가 열린 인천SSG랜더스필드는 이적생들의 활약으로 한층 더 뜨거웠다.

두 이적생들에게도 느낌이 남달랐을 경기였다.

키움 내야수 최주환은 지난 겨울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에서 ‘매물’로 나왔다는 건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말과 같았다. 그리고 최주환은 키움에서 2024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반면 지난해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포수 이지영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시장으로 나왔으나 좀처럼 행선지를 찾지 못했다. 결국 사인앤트레이드의 방식으로 SSG에서 야구 인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각자 팀을 바꾼 상태에서 이날 마주하게 됐다.

먼저 친정팀에게 인사를 한 건 최주환이었다. 4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최주환은 1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며 헬맷을 벗고 인사를 해 SSG팬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최주환은 같은 팀 동료였던 오원석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9일 SSG전에서 타격하는 키움 최주환. 키움 히어로즈 제공

최주환은 5회에도 안타를 뽑아냈다. 2-4로 뒤처지던 키움은 김혜성의 적시타로 한 점을 쫓아간 뒤 최주환이 2타점 적시타를 쳐 역전에 성공했다.

7번 포수로 SSG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지영 역시 맹타를 휘둘렀다.

4회 선두타자 한유섬이 중월 솔로 홈런을 치자 기세를 이어 이지영이 우전 안타를 쳤다.

6회에도 1사 후 우중간 안타를 친 이지영은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8회에도 1사 후 좌전 안타를 쳤고 김성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자 2회로 진루한 이지영은 최지훈의 유격수 땅볼 때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송구 실책을 저지르는 틈을 타 홈인해 득점을 올렸다. 이날 타선에서의 성적은 4타수 3안타 2득점이었다.

SSG 이지영. SSG 랜더스 제공

이지영의 활약은 타선에서뿐만이 아니었다. 선발 투수 오원석은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등판한 투수들과는 무실점을 합작했다. 고효준이 1이닝, 조병현이 2이닝, 문승원이 1이닝으로 호투해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팀의 승패로만 보면 ‘이적생 맞대결’의 승자는 이지영이었다. 이지영은 “오늘 경기 3안타로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항상 배트 중심에 공을 맞추겠단 생각으로 타석에 임하며 이런 부분이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쁜 마음도 있지만 (오)원석이 승리를 챙겨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포수로서 아쉬움이 크다”라고 되돌이켜봤다.

이지영은 “주말 동안 많은 실점을 하며 투수들에게 미안했다. 아쉽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야 한다. 포수로서 투수들이 언제나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겠다”라고 마음을 다졌다.

인천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