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상품성 개선 '아이오닉 5'…섬세함·주행능력 동시에 갖췄다

김태환 2024. 4.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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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워진 외관과 편의·공간활용성 극대화한 실내 구현
공인전비 뛰어넘은 14㎞/kWh 기록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아이오닉 5' 모습.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해외가 인정한 전기차."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에 대한 평가다. 지난해 아이오닉 5는 미국에서 3만6712대를 판매해 국내 판매량(1만6605대)보다 2만대 이상 많았다. 아이오닉 5는 국내에서 누적 6만7000여대 판매하는 동안, 해외 시장에서는 무려 2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해외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아이오닉 5가 상품성을 개선해 돌아왔다. 단단한 외관을 부드럽게 다듬고 넓고 편의성을 강조한 내부 공간으로 탑승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했다. 고용량 배터리 탑재와 차량 강성 강화, 소음저감 장치 등으로 주행성능도 한껏 끌어올렸다.

<더팩트>는 8일 아이오닉 5의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아이오닉 5'의 성능을 직접 체험해봤다. 시승 모델은 더 뉴 아이오닉 5 2WD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풀옵션 차량이다.

외관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범퍼 하단이다. 기존에는 통풍구(에어 인테이크)가 없어 단단하고 좀 굳건한 이미지를 제공했다면, 상품성 변경 모델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선을 다듬었다. 여기에 통풍구가 생기면서 마치 입을 살짝 벌린 얼굴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휠 디자인도 변경됐는데, 기존 무궁화를 연상케 하는 모습에서 직선을 강조한 19인치 휠이 적용됐다.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디자인도 직사각형 모양에서 유선형으로 변경됐다. 공기역학 형상이 반영돼 조금이라도 전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인상을 줬다.

후면 창문에는 와이퍼가 추가됐다. 기존 아이오닉 5 오너들이 유리창이 쉽게 오염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을 보완한 것이다. 리어 스포일러의 길이도 연장하면서 공기 흐름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좀 더 고성능 차량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전면, 후면, 측면 모습. /김태환 기자

내부는 안락하고 넓었다. 12인치 대화면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디지털 계기판은 하나로 연결돼 시인성이 좋고 가로로 넓게 배치돼 내부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계기판 화면이 기존에는 흰색이었지만 검은색으로 바뀌어서 눈으로 보기 더 편했다.

연결성이 강조된 인포테인먼트시스템 ccNC 적용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같은 커넥티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도 지원한다.

더 뉴 아이오닉 5 센터콘솔 모습. 앞뒤로 움직이며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물리버튼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탑재돼 편의성을 높였다. /김태환 기자
더 뉴 아이오닉 5의 센터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가 움직이는 모습. /김태환 기자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공조장치 조작의 편의성과 수납공간이었다. 센터 콘솔인 '유니버설 아일랜드(Universal Island)'는 앞뒤로 이동이 가능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콘솔을 뒤로 밀 수 있었다. 좁은 공간에 주차하고 운전석으로 내릴 수 없을 때, 센터 콘솔을 뒤로 밀고 조수석으로 내릴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했다.

센터 콘솔 상단에는 통풍시트, 주차 보조 기능과 같은 다양한 버튼이 배치돼 있는데, 손이 쉽게 닿는 공간에 버튼이 있어 조작이 쉽고 편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역시 기존에는 콘솔 하단 깊숙한 곳에 있어 불편했는데, 콘솔 상단으로 올라와 매우 편했다. 다만 베이지색 패브릭 소재와 가죽 질감을 흉내 낸 플라스틱, 다소 뻣뻣한 느낌의 가죽시트는 고급스러움이 부족해 아쉬웠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실내 1열 모습. /김태환 기자

2열 뒷좌석의 공간도 넓었고, 머리 윗 공간도 많이 남았다. 키 175㎝ 성인 남성 기준 머리와 천장 사이 공간이 주먹 한 개 반 정도 수준으로 나왔다. 현대차의 전동화 세단 '아이오닉 6'가 특유의 공기역학 디자인으로 2열 머리 공간이 덜 나오는 것과 비교됐다. 천장은 '글라스 루프'로 구성돼 있어 개방감이 좋았다.

주행을 시작하자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반겼다. 아이오닉 5 택시를 탑승했을때는 낮고 기분나쁜 하부 소음이 크게 들렸는데, 시승차는 매우 조용했다. 노면에서 오는 타이어 소리에 따라 진동을 완화하는 '주파수 감응형 쇽업쇼버'가 적용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한산성 공원까지 오르막을 오르자 강력한 전기모터의 토크가 차량을 힘차게 끌어 올렸다. 180도로 꺾이는 헤어핀 구간에서도 차량이 휘청이거나 크게 쏠리는 일 없이 단단하게 하체를 잡아줬다. 기존 아이오닉 5보다 차체 하부와 후륜 휠 하우스 등 주요 부위의 강성을 강화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새 디자인이 적용된 더 뉴 아이오닉 5의 디지털 미러(위)와 19인치 휠의 모습./김태환 기자

차로 유지 보조 2(LFA 2) 기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었다. 조금이라도 차선을 밟으면 스티어링 휠을 스스로 제어하며 차를 가운데로 끌어왔다. 차로가 구불구불하고 좁은데도 중앙선을 밟거나 넘지 않았다.

차를 처음 수령했을 때 배터리 잔량이 70%였는데, 에어컨을 틀고 남한산성 오르막을 다 오른 뒤 66%를 기록했다. 더 뉴 아이오닉 5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4세대 배터리를 적용해 용량이 기존 77.4kWh에서 84.0kWh로 커졌으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458㎞에서 485㎞로 조금 늘었다.

이후 저녁 6시 퇴근시간 남한산성을 내려와 서울 영등포구까지 35㎞ 정체 구간을 주행하자 전비는 14㎞/kwh를 기록했다. 속도를 내지 않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회생제동을 통해 오히려 전기를 많이 아낄 수 있었던 것 같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은 더 뉴 아이오닉 5의 적재공간 모습. /김태환 기자

회생제동은 패들시프트를 통해 조작할 수 있는데 1단계는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거의 느껴지지 않고, 4단계는 브레이크를 다소 강하게 밟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실제, 남한산성 산길을 내려갈 때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 '원 페달 주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회생제동이 걸렸다.

더 뉴 아이오닉 5의 가격은 4352만원부터 시작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에 따라 실구매가격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중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선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단단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외관과 넓은 실내, 우수한 전비를 갖춘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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