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네일을 에이스라고 불러야 합니다…내일 아닌 지금부터, 3승·ERA 0.47·19이닝 無볼넷 ‘미쳤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제 제임스 네일(31)이 에이스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외국인투수를 뽑을 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경력이 있는 윌 크로우를 에이스로 삼았다. 아무래도 선발 경력이 많지 않은 네일은 양현종, 이의리와 함께 2~3선발로 여겼던 게 사실이다.
실제 KIA는 올 시즌 크로우에겐 연봉 100만달러, 네일에겐 연봉 70만달러를 지불한다. 단, 네일을 영입하면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5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네일이 세인트루이스의 빅리그 40인 엔트리에 있었다는 얘기. 그만큼 네일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다.
그래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당시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크로우에게 좀 더 눈 길이 갔던 게 사실이다. 네일도 150km 가깝게 스피드가 찍혔지만, ‘투심러’가 갖춰야 할 다양한 구종, 커맨드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려웠다.
실제 네일은 캔버라에서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작년에 익혔고, 연습하는 단계라고 했다.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 우려됐다. 시범경기 3경기서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5.23에 그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특히 좌타자 승부가 불안했다.
그런 네일은 정규시즌이 개막하자마자 다른 사람이 됐다. 오히려 크로우가 타자들의 방망이에 각종 구종이 걸리며 고전하는 반면, 네일은 언터쳐블이다. 3월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사구 1실점, 3일 수원 KT 위즈전서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확 달라졌다.
아직 대표성은 적다. 그런데 네일이 또 한번 의심을 지우는 ‘미친’ 투구를 했다. 9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0.47까지 낮췄다. 타순이 두 바퀴 이상 도니 LG 타자들이 적응했지만, 네일은 산발안타를 허용하며 끝내 실점하지 않았다.
네일은 이날 투심 최고 150km을 찍었다. 그 다음으로 스위퍼를 32개 던졌다. 체인지업, 커터, 포심패스트볼은 보여주는 수준. 시즌 초반 네일의 스위퍼에 타자들이 전혀 적응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네일의 스위퍼는 크로우와 달리 움직임의 폭은 크지 않지만 좀 더 빠르다. 최고 146km를 찍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나지완 해설위원은 “네일이 스위퍼의 구속 차를 두는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8개 중 6개가 스트라이크였고, 최저 140km이었다. 스위퍼치고 스피드가 좋으니 타자들이 더더욱 적응하기 힘들다.
그런데 함께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해설위원은 네일의 스위퍼가 엄밀히 볼 때 스위퍼가 슬러브라고 주장했다. 작년에 KBO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스위퍼와 비교할 때 홈플레이트를 쓰는 맛은 없다는 얘기. 대신 좌타자 몸쪽을 확실하게 파고드는 슬러브의 움직이라고 설명했다. 나지완 위원도 공감했다.
확실히 네일의 스위퍼는 보통의 스위퍼보다 움직임이 다르고(적고) 빠르다. 스위퍼라는 구종 자체를 아직 KBO리그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네일은 또 다른 스위퍼를 던지니, 타자들에겐 언터쳐블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네일은 경기 후 타자 유형, 스타일에 따라 종, 횡의 움직임을 달리 가져가며 스위퍼를 구사한다고 밝혔다. 과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 슬러브를 던졌지만, 지금은 슬러브에 움직임을 추가해 스위퍼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네일은 영리함을 갖췄다. 포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며 볼배합을 다양하게 가져간다. 다른 구종도 충분히 활용한다.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아 시즌 중반 체력관리가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그 변수만 극복하면 네일이 올해 KBO리그 최고투수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연히, KIA 에이스는 네일이다. 내일부터 아니다. 지금부터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