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실패 경고장 날려야 … 파틀막 정권 과반 막아달라"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위지혜(wee.jihae@mk.co.kr) 2024. 4. 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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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용산역서 마지막 유세
"제 손발 묶는게 검찰 의도
물가 못잡고 정적만 잡아"
선거 하루전날 재판 참석
중도·무당층에 심판론 호소
접전지 7곳 후보 일일이 언급
"대선 때보다 절박" 지지 호소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셋째)가 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강태웅 후보(왼쪽 둘째), 서영교 후보(왼쪽 넷째)와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총선 전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다. 한주형 기자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맡겨진 권력으로 국민의 삶을 해친다면 권력의 일부라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당 차원의 마지막 유세에 참석해 "레드카드는 이르겠지만 최소 옐로카드로 정신 번쩍 들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 200석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뜻하는 레드카드 직전의 '옐로카드'를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에도 용산역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선거운동의 시작과 마지막을 알리는 행사를 모두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에서 연 것이다.

이 대표는"출발과 마무리를 용산에서 마무리하는 이유는 '이태원 참사'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방기한 정권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며 "참사에 대해 윤리적·도덕적·정치적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유세 현장에는 시작 전부터 1000여 명의 시민과 지지자가 모였다. 지지자들은 파란 풍선을 들거나 파란색 카디건, 조끼를 입어 민주당 지지를 표현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도 해병대 채 모 상병 사망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유세 현장을 찾았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들은 유세차 앞에 일렬로 나란히 서 '3번' 손짓을 해보였다. 시민들은 "경제 폭망 민생 파탄 못 살겠다 심판하자, 범죄 은닉 국기 문란 심판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가 연설할 때는 부부젤라를 불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선거 기간 마지막 날인 이날 이 대표는 오전부터 유세 현장 대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 출석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법원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리 준비해온 원고를 꺼내들어 약 11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먼저 "2년 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윤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또 그렇게 말씀드렸다"며 "그것이 국가와 국민 입장에서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이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고, 지금까지 우리 국민의 힘으로 쌓아온 대한민국의 성과를 모두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사과·바나나·감자 값까지 1등을 하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 이자는 2~3배 가까이 올랐다"며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세력만 때려잡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출석으로 이 대표는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13일 중 총 사흘을 법정에 출석했다. 당초 이 대표 측은 이날 재판 출석 대신 경남 지역 후보의 지원 유세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법원행을 결정했다. 이 대표는 "초접전지에 들러 한 표를 호소하며 일분일초를 천금처럼 쓰고 싶었다"며 "저의 손발을 묶는 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거론하며 이 대표는 "오직 은폐에만 혈안이 된, 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정권"이라며 "'입틀막' '칼틀막'도 모자라서 '파틀막'까지 일삼는 바람에 독재화가 진행된 국가라고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오전 재판 참석 후 점심 관계로 휴정하는 40여 분 동안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선거를 앞둔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이 마지막 선거운동이다. 오늘 밤 12시면 끝난다"며 "정말 걱정이 되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하고, 부담감과 책임감이 백배"라고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방송된 한 유튜브 방송에서도 "대선 때보다 더 절박하다"고 말했다. 총선 판세에 대해서는"2~3%포인트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하면 50~60곳의 승패가 왔다 갔다 한다"며 "그러면 그들이 과반을 차지할 수도 있다. 정말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엄살 작전, 읍소 작전에 또 흔들려서 그들한테 혹시 과반을 넘겨주는, 우리 민주 개혁 세력이 과반을 지키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정말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투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마지막 유세를 마친 이후 이 대표는 다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로 향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28일 오전 7시 계양역 출근 인사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후 마지막도 계양을에서 저녁 거리 인사를 하며 선거운동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 대표는 법원 출석에 앞서 경남 진주갑, 강원 강릉,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충남 서산태안, 경기 포천가평, 충남 공주부여청양 등 7곳 접전지의 민주당 후보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서동철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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