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관둬" 입주민 말에 '욱'…야구방망이로 머리 때린 80대 경비원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평소 갈등을 빚던 입주민의 아내를 야구방망이로 때려 살해하려 한 80대 경비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80)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 2일 오후 7시30분쯤 대전 동구 한 아파트 복도 계단에서 입주민 여성 B씨(66)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살려달라며 계단을 올라가는 B씨를 뒤따라가며 범행을 저지르다 B씨의 남편 등이 달려오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전임 아파트 관리소장이 남긴 충당금 690만원을 전달받지 못한 일로 B씨의 남편과 서로 20회 이상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는 등 갈등을 겪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 A씨는 B씨로부터 경비원 일을 그만두라는 말을 듣고 범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비원으로서 입주민 생명과 신체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피해자를 심야 시간에 뒤에서 습격했다"면서도 "970만원을 형사 공탁한 점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