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과다·보복성 정보공개청구는 악성민원…제도보완책 건의 예정
[아이뉴스24 오영택 기자] 경기도 김포시가 9일 오전 행정정보공개 담당자 10여명이 함께 한 가운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는 악성민원에 실질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고질적 악성 정보공개청구를 방치하는 법령 정비 등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해 나갈 방침이다.
시는 민원처리결과에 불만을 가진 일부 악성민원인이 의도를 가지고 보복성 반복 정보공개청구를 하거나 협박과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경우가 다수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응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목적이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국정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보유 관리하지 아니하는 정보와 정보공개 청구대상이 아닌 진정 질의 민원임에도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민원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민원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법적 허점으로 정보공개청구를 빙자한 악성민원이 아무런 대응책도 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공직자들은 보호장치 없이 관련 업무를 무한 반복해야만 한다.
이는 공무원에게 민원 업무에 대한 과중한 책임은 물론, 정보공개 업무와 무관한 업무를 혼재 처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공무원의 업무에 대한 위축감, 사기 저하는 물론 비능률, 비생산적인 일에 행정력 낭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시급히 개정해 행정력이 정당하게 사용되어져야 하고, 진정질의민원은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원 부서에서 일률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이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시는 이와 같이 민원담당 공무원들의 현실적 고충을 청취하고 실질적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9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소통간담회를 개최했고 향후 정례화할 예정이다. 행정정보공개 담당자 10여 명이 함께 한 이날 간담회에서 민원담당자들은 보복 의도가 있는 반복·과다 청구, 협박성 질의, 결과에 불만을 품은 행정심판 등의 횡행으로 행정력 낭비가 심각한 것이 현실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 민원담당자는 “청구인 1명이 하루에 47건을 청구하는 경우도, 1명이 3일간 22건의 유사내용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형적인 과다 청구 악성민원”이라고 지적하고 “불합리한 상황임에도 민원인 우선주의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행정심판은 민원인 편을 들어준다”며 제도나 행정이 악성민원을 부추기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민원담당자는 “전 시군에 동일한 내용을 신청한 후, 답변이 다른 경우 허위 기록으로 처벌 대상이라며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조현병이 의심되는 한 민원인은 1시간 동안 전화로 민원을 제기한 바 있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종합허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담당자는 “정보공개 관련 행정심판을 60여건 경험해 본 바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행정력을 이토록 낭비해야 하는 것에 대해 회의가 들 때가 많다. 악성민원인이 의도를 가지고 넣은 2~300건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칠 것 같은 업무량에 시달리는 것보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이를 지켜줄 법이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읍면동에서 민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담당자는 “개인정보 가림처리 또한 큰 고충이다. 몇 만건을 정보공개 가림 처리를 하자, 이의신청이 들어왔다. 절차상 하자라는 명분으로 행정심판에 가서도 질 것이 뻔하다. 결국 공무원은 몇 만건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무원 인권조례 제정, 무분별한 악성민원에 대한 패널티제 도입, 정보공개청구 수수료 청구, 악성민원의 경우 국민신문고 입력 불가 방안 도입, 전화통화 3분 법칙 인용, 국민인식전환 캠페인 시행 등 방안이 도출됐다.
이밖에도 시는 악성민원으로부터 공무원 보호를 위한 방안으로 홈페이지 직원 안내 및 부서별 직원 배치도를 개편했다. 시 홈페이지의 직원전화번호에서 담당업무는 유지하되 성을 제외한 이름을 비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또한 직원배치도에도 불필요한 개인별 사진 정보를 삭제해 적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악성민원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부분이 많았으나, 대부분 개인적 고통으로 감내해왔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개인적 희생이 아닌 제도적 변화로 바로잡아져야 한다. 불합리한 법령을 개선하는 것부터 실질적인 대응 방안 마련까지, 김포시는 안되면 될 때까지 제도 개선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오영택 기자(herald3347@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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