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즈”…응원의 시선

김경호 기자 2024. 4. 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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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황제가 여섯번째 그린 재킷 입을 확률 높지 않지만
‘오거스타 코스의 베테랑’ 향한 팬들의 기대는 여전
타이거 우즈가 9일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이뤄진 마스터스 대회를 앞둔 연습라운드 14번홀에서 수많은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오거스타 | EPA연합뉴스

당신이라면 타이거 우즈(49·미국)의 올해 마스터스 우승에 선뜻 100달러를 걸 수 있을까.

골프황제 우즈는 마스터스 5회 우승을 포함해 메이저대회 15승, 통산 82승을 거둔 전설이지만 해가 갈수록 그의 우승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우즈가 다시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다고 믿는 팬들은 많지 않다. 스포츠도박 업체들도 올해 제88회 마스터스에서 우즈의 우승에 대한 배당률은 대부분 ‘+1만’으로 책정하고 베팅을 시작했다.

100달러를 걸면 우즈가 우승할 경우 100배인 1만달러를 돌려준다는 한 베팅사이트의 배당률은 지난 주말 130배까지 올랐다가 다시 100배 근처로 내려왔다. 다른 사이트에선 150배까지 뛰었다. 그만큼 우즈의 우승 가능성이 낮다는 예상이다.

우즈는 올해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개막을 사흘 앞둔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연습라운드를 돌았다.

전날 클럽 몇개를 들고 코스 일부를 답사한 우즈는 이날 10번홀부터 후반 9홀을 돌며 티샷부터 아이언, 웨지샷, 퍼트 등을 고루 점검했다. 16번홀(파3)에서는 티박스 앞의 연못 수면에 공을 쳐 건너편 그린에 올리는 ‘물수제비 샷’을 보여줘 함성을 끌어냈다.

많은 팬의 응원 속에 코스를 돈 우즈와 함께한 윌 잴러토리스(미국)는 “드라이버 몇개는 그가 나보다 멀리 쳤다”며 “건강해 보였다. 몸을 움직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우즈는 프로 첫해인 1997년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올랐고 전성기인 2001·2002·2005년에 이어 2019년에도 불가능하리란 예상을 깨고 그린 재킷을 입었다. 하지만 2021년 치명적인 교통사고 이후 우승에 대한 기대는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광팬들은 여전히 우즈에 열광한다. 우즈는 프로 데뷔 후 23번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한 번도 컷탈락을 당하지 않았다. 교통사고 이후 복귀전인 2022년 마스터스에서 47위에 올랐고, 다리 통증 때문에 기권한 지난해에도 컷통과 후 3라운드까지 마쳤다.

그가 누구보다 오거스타 코스를 잘 안다는 점이 우즈에게 다시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에서 가장 우승 확률이 높은 파워랭킹 1위로 꼽은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우승 배당률은 ‘+400’으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3위 존 람(스페인),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000’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마스터스 출전자 89명 가운데 LIV골프 소속은 13명이다. 올 초 PGA 투어를 떠난 람을 비롯해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이 LIV 소속으로 처음 마스터스 챔피언이 될지도 관심거리다.

임성재, 김주형, 김시우, 안병훈이 한국 선수 첫 마스터스 트로피에 도전한다. 2020년 마스터스에서 한국 선수 역대 최고인 공동 2위에 오르고 2022년 공동 8위를 차지한 임성재가 짝수해에 다시 힘을 내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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