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어선 대체한다더니 버젓이 조업?…손놓은 해수부
[KBS 부산] [앵커]
해양수산부는 어선 안전 강화와 조선업 경기 부양을 위해 오래된 원양 어선을 새 어선으로 바꾸는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의 한 업체가 노후 어선을 대체 하겠다며, 선박 건조 지원받아 놓고선 노후 어선으로 버젓이 조업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양어선 안전펀드' 지원 사업으로 만든 국내 1호 선박입니다.
해양수산부가 선박 건조비의 절반인 60억 원 상당을 15년 동안 무이자로 지원했습니다.
새 선박을 건조하는 대신, 펀드 취지에 맞게 40년 된 노후 선박은 처분했습니다.
[윤동호/승진수산 대표이사/원양펀드 1호 지원대상 : "(노후선은) 화재가 난다든지 사고가 날 염려가 있으니까 이제 처분을 하는 게 무조건 저희들의 목적이거든요."]
부산의 한 원양어선 업체.
2022년 7월, 펀드 지원 대상에 선정돼 80억 원가량을 무이자로 지원받아 새 선박을 건조했습니다.
40년이 넘은 노후 선박은 어떻게 처분했을까?
노후 선박의 등기부 등본을 살펴봤습니다.
2022년 12월, 해당 선박을 국내의 한 수산업체에 '증여'했다 12일 만에 다시 배를 사들였습니다.
업계에선 노후 선박이 버젓이 어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윤동호/승진수산 대표 : "취지는 무조건 노후선 대체지 어떤 이런 편법을 써서 그 돈을 국민들이 세금으로 조성된 펀드 자금인데 그걸 사용하도록 만드는 건 있을 수가 없거든요."]
원양어선 업체 14곳은 '원양어선발전법 위반' 혐의로 해당 업체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안전 강화라는 펀드 사업 취지에 어긋나지만 해양수산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후 선박 매각과 관련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펀드를 해줄 당시에는 그분들이 그걸 팔고 다시 사올거라는 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었고요. 저희가 어떻게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이…."]
원양어선 업체들은 해양수산부가 시정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는 "배를 다시 사들인 것이 불법은 아니어서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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