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온듯 '생생'… 비수기 극장가, 공연 상영 ‘경계 허물기’

송은아 2024. 4. 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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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에스파, 월드투어 실황 개봉
울트라 4DX 등 입체 음향·영상 즐겨
영화표보다 1만원 비싸도 팬들 몰려
극장·음악계도 고객층 확대 ‘상부상조’
‘음악팬도 극장으로 모시자.’ 영화 관객의 발길이 줄어드는 비수기인 4월 각 극장들이 공연 실황영화들을 선보인다. 방탄소년단(BTS) 슈가와 걸그룹 에스파의 공연 실황을 10일 동시 개봉한다. 지난해 아이유·임영웅이 스크린에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올해도 극장가와 공연계의 경계 허물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위기에 처한 극장업계는 공연·스포츠 콘텐츠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영화상영 공간에서 ‘문화공간 사업자’로 정체성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BTS 슈가·에스파 나란히 극장으로

10일 개봉하는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 더 무비’는 슈가의 첫 솔로 월드투어 중 앙코르 콘서트 실황을 담았다.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슈가…’는 누적 예매자 2만600여명으로 반응이 뜨겁다. 이 영화는 BTS 공연 실황 중 처음으로 아이맥스(IMAX)로 상영된다. 국내에 이어 글로벌 상영도 계획됐다.

같은 날 극장에 걸리는 ‘에스파: 월드 투어 인 시네마’는 지난해 21개 도시에서 진행한 첫 월드투어 중 런던 무대를 영상화했다. 이 작품은 시네마틱 전용 카메라 14대로 촬영해 스크린X, 4DX, 울트라4DX 등으로 상영한다. ‘에스파…’는 10일 한국·일본 개봉에 이어 24일 미국, 영국, 태국, 필리핀 등 세계 40여개국에서 관객과 만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나타난 공연 실황의 영화관행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룹 세븐틴은 27∼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여는 공연을 실황영화로 제작한다. 스크린X 등 특별관 상영도 예약됐다. 앞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콘서트 실황인 ‘에픽하이 20 더 무비’가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더 나아가 극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1일 아티스트 래원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새 앨범과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음감회를 열었다. CGV는 아예 신촌아트레온 1관을 공연장 ‘원더로크홀’로 단장했다. 첫 공연으로 지난달 30일 일본 뮤지션 ‘럭 라이프×플로우’ 내한공연을 열었다.

◆음향·시설 뛰어난 극장의 진화

공연 실황영화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영화·음악업계, 관객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극장업계로서는 음악팬이라는 새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 팬덤 수요는 극장 비수기 영향을 덜 받는다. 티켓 가격은 상업영화보다 1만원가량 더 비싸다. ‘슈가…’의 티켓 가격은 일반관 2만5000원, 아이맥스관 3만원, 에스파는 일반관 2만2000원, 4DX관 3만원이다.

상업영화보다 시장 규모는 작지만, 다양성 영화 수준의 흥행도 가능하다. 해외 매출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누적 25만명을 기록했고,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는 8만7000명을 모았다. 보통 3, 4일 열리는 콘서트와 달리 영화관은 시간·장소 제약이 훨씬 적은 것도 강점이다.영화관의 뛰어난 음향설비와 편안한 좌석은 음악공간으로서 경쟁력을 더한다.
관객으로서는 좋아하는 가수를 크고 선명한 화면, 입체적인 음질로 만날 수 있어 콘서트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CGV 황재현 전략지원담당은 “공연 실황은 코로나19 때 공연장에 못 가는 관객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콘서트를 봤던 관객도 당시 느낌을 고스란히 되살릴 수 있어서 좋고 영화관에서 보니 색다르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극장가는 코로나19 이후 공연 실황을 적극 끌어안았다. CGV는 2020년 얼터콘텐츠(공연·단독 개봉 등을 포함한 대안콘텐츠)를 위한 아이스콘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CGV에 따르면 아이스콘 관람객은 2020년 33만명, 2021년 21만명, 2022년 42만명을 기록하다 지난해 90만명으로 껑충 뛰었다. 롯데시네마도 얼터콘텐츠 브랜드 ‘롯시플’을 만들고 스포츠·공연 실황을 늘리고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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