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계광장서 마지막 유세···“혼돈으로 무너질지, 위기를 극복할지 결정할 시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0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한복판인 중구 청계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경악스러운 혼돈으로 무너질지, 아니면 위기를 극복할지를 결정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무도하고 뻔뻔한 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격전지 1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청계광장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조롱하듯 말하는 200석이 만들 혼돈과 퇴행을 생각해달라”며 “충무공(이순신)이 남은 12척 배로 나라를 구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10일 투표시간) 12시간이 남아있다. 딱 한 표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 견제론을 내세워, 여당이 열세라는 전망에 투표를 포기하려는 지지층에 투표장으로 나와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일한) 지난 100일 동안 정부와 여당에 대해 여러분이 잘못이라고 지적하면 바로 바꾸고 바로잡았다”며 “앞으로 더 그렇게 하겠다. 민심만 따르겠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여당과 정부를 분리하려는 전략이다.
마지막 유세에는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들과 최재형·이혜훈·조정훈 등 국민의힘 서울 지역 후보들, 가수 김흥국씨 등이 함께했다. 경찰 추산 3000명이 모였다. 김경율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방송에서 “(청계광장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한 곳”이라며 “우리 당 총선 기조인 이조(이재명·조국) 심판과 맞물려 상당히 상징적인 곳”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후 자정까지 대학로, 을지로, 홍대 앞 등에서 거리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무리한 일정에 따른 건강상 이유로 취소했다.
한 위원장이 이날 찾은 서울 지역은 동대문·성동·광진·강동·동작·영등포·마포·용산 등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곳들이다. 한 위원장은 지원유세에서 성 관련 막말이 잇따라 드러난 김준혁 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를 소재로 한 공세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김 후보의 역사관, 여성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글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제 올렸다”며 “직장생활에서 꼰대 같은 상사가 여성 동료들, 후배들 모아놓고 모든 걸 음담패설로 연결하고 괴롭히는 성희롱의 시대로 돌아갈 거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김 후보가 잘못했는데도 밀어붙이겠다는 게 아니다. 김 후보와 같은 생각이고, 옹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 관련 논란이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2030 여성, 중도층 등 표심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공략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장동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와 관련해 “법정 앞에서 이 대표가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그건 자기 죄에 대한 반성의 눈물이 아니라 자기를 지켜달라고 국민을 상대로 영업하는 눈물”이라며 “거기에 속을 건가”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은 저희에게 힘을 모아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 비례대표 투표에서 국민의미래 대신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을 뽑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탈표 차단에 나선 것이다.
전국 각지의 국민의힘 후보들은 큰절로 읍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민주당이 7석 독식을 노리는 대전의 국민의힘 후보들은 대전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저희가 부족한 게 많고 반성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할 테니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며 큰절을 했다. 보수세가 우위지만 야당 바람이 심상치 않은 부산 지역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도 부산시청 앞 시민광장에서 “독선에 맞서 견제할 힘을 달라”고 호소하며 절을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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