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변수’였던 윤 대통령
“노골적 총선 개입” 비판에도
선거 전날도 접전지 인천행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꽃게철 불법 조업 단속 현장을 점검했다. 4·10 총선 기간 이슈의 중심에 섰던 윤 대통령이 투표 전날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해 “2030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인천 중구 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을 방문해 꽃게철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현장을 점검하고 단호한 대응을 당부했다. 해당 지역인 인천 중·강화·옹진은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준영 국민의힘 후보가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구다.
윤 대통령은 30%대 중반(한국갤럽 기준) 국정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3월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24차례 민생토론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신도시 조기 재건축부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확대 등 총 900조원(대통령실은 재정 투입은 10% 정도라고 설명) 규모의 개발을 약속했다. 이러한 약속은 여당의 총선 공약과 비슷해 대통령의 노골적인 총선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3월 들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하면서 윤 대통령은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의 출국금지를 해제해 호주로 도주시킨 모양새가 되면서 정권심판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여당에서 대사 사퇴 요구가 나왔지만, 대사 부임 후 11일 만의 귀국, 19일 만의 사퇴로 대응이 늦으면서 판세는 악화됐다.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과 오찬을 나누며 꺼낸 ‘회칼 테러’ 발언도 불난 데 기름을 부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서울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한 발언은 고물가에 시름하는 민심의 반발을 불렀다. 실제 대파 한 단은 시장에서도 3000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불통 이미지를 더 키웠다. 윤 대통령은 “국민 불편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이라는 정부 입장을 고수했다. 여당 내에선 “당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 있다면 저렇게 대책없이 억지를 부릴 수는 없다”는 말이 나왔다.
조미덥·유설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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