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만 유일하다고?"…'야구중계' 뛰어든 이유 있었네

이용자·가입자 동반급증
티빙, 3월 일평균 이용자 183만명
넷플릭스와 격차 69만명으로 좁혀
야구 중계 이용자 수도 계속 증가
유료가입자 전환 기반 강화 효과
야구 팬 유료 전환은 내달 '가시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기세가 심상찮다. 올 시즌부터 국내 프로야구(KBO) 뉴미디어 중계권을 따내면서 이용자 유입이 껑충 뛰었다. 초반 중계 품질 논란으로 야구 팬들 비판을 받는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빠르게 안정화시키면서 날개를 달았다. 오리지널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연달아 흥행한 덕에 유료가입자 수도 급증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티빙의 하루 평균 활성이용자 수(DAU)는 꾸준하게 늘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를 보면 티빙은 OTT 어플리케이션(앱) 기준 지난 1월 평균 DAU가 157만명으로 직전 달보다 2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2월 165만명, 지난달엔 170만명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엔 KBO 리그 개막이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낸 이후 중계 품질이 낮다는 비판에 직면했는데도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야구 팬 이용자들을 적지 않게 끌어들였다. 충성 팬덤이 많은 특성상 티빙 사용자로 유입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티빙은 KBO 개막 첫 주말이었던 지난달 31일 DAU 200만명을 넘겼다. 지난달 마지막 주 OTT 앱 기준 평균 DAU는 183만명으로 같은 기간 252만명을 기록한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69만명까지 좁혔다. 지난해 연평균 DAU의 양사 격차는 181만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사업자 중 지난달 기준으로 전월 대비 평균 DAU가 증가한 곳은 티빙이 유일하다. 티빙은 3% 증가했한 반면 넷플릭스는 10%, 쿠팡플레이는 2%, 웨이브는 0.4% 각각 줄어들었다.

당장 '돈'으로 연결되는 유료가입자 수까지 늘어난 점이 고무적. 티빙은 오리지널 시리즈와 프렌차이즈 예능 콘텐츠 등이 연달아 흥행한 덕에 신규 유료가입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신규 유료가입자 수는 직전 분기보다 50% 늘었다. 

티빙이 이달 말까지는 KBO 리그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만큼 야구 팬 이용자 증가를 곧 티빙 유료가입자 증가로 연결시키긴 어렵다. 회사 측도 유료가입자 증가 요인으로 꼽은 콘텐츠는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LTNS', '피라미드 게임'과 프렌차이즈 예능 '환승연예3', '크라임씬 리턴즈' 등이다.

티빙 입장에선 KBO 무료 시청 이벤트 기간이 끝난 다음달부터는 사용자 증가가 수익화로 이어질 것도 기대하고 있다. 사용해본 경험이 유료가입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부터 야구 중계가 유료화되면서 광고요금제를 중심으로 한 티빙 가입자의 가파른 증가가 예상된다"며 "2~4분기 티빙 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00억원 내외 증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빙 관계자는 "1분기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의 연이은 흥행과 KBO 리그 생중계에 힘입어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며 "2~3분기에도 티빙 성장에 대한 신뢰감을 이어갈 다양한 장르와 오리지널 라인업, 스포츠·독점 콘텐츠 등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