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핸드볼협회, 부적절 행정으로 ‘판정 논란’ 화 자초
주먹구구식 운영 지적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심판 개별 초빙”
‘꿈나무 스포츠축제’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할 경기도대표 선발전이 한창인 가운데 핸드볼 경기에서의 판정 문제가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경기도핸드볼협회와 일선 지도자들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하남종합운동장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중등부 결승전서 연장 접전 끝 하남 남한중이 26대25로 승리를 거두고 도대표로 선발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경기도핸드볼협회의 안일한 행정과 석연치 않은 심판 초빙 및 판정 문제로 정상적인 경기가 이뤄지지 않아 부천남중이 피해를 봤다는 진정이 잇따르고 있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어린 선수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사태의 발단은 연장 전반 1분여께 시작됐다. 양 팀이 20대20으로 정규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한 뒤 경기 속개 후 얼마 안돼 남한중의 슛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냈고 심판이 골 사인을 하자 부천남중 지도자가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심판은 과격한 항의라며 ‘옐로카드’를 꺼내들었고, 규정에 따라 선수 1명이 2분간 퇴장을 당했다. 이후에도 이 지도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계속 항의했고, 심판은 이번에 ‘레드카드’를 꺼내 또 한명의 선수를 퇴장시키면서 부천남중은 두 명이 적은 가운데 경기를 치러 패했다.
하지만 이 경우 두 번째 퇴장은 선수가 아닌 레드카드를 받은 지도자를 퇴장시켰어야 함에도 심판이 규정을 잘못 적용해 부천남중은 필드 플레이어가 4대6으로 싸우는 기울어진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게 핸드볼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0년전 이 같은 판정 논란을 없애기 위해 ‘상임 심판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 시·도가 공정한 경기 진행을 목표로 이를 선호하고 있으나, 경기도핸드볼협회는 이를 외면한 채 감독관과 심판을 초빙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후봉 경기도핸드볼협회 사무국장은 “저와 심판이사가 상임 심판들을 섭외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개별 심판을 초빙했다. 기량 차가 클 것으로 생각해 대한핸드볼협회에는 공문으로 공식 요청하지 않고 개별 초청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도내 핸드볼인들은 “중앙 협회에 심판 파견 요청을 공문으로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접촉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 경기 감독관 역시 심판과 함께 중앙에 파견을 요청하는 것이 관례인데 중요한 경기에 개별 초청을 했다는 것도 오해를 살만 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남한중 감독이 대회를 진행하는 이후봉 사무국장인 데다 이날 경기 후 하남시내 한 식당에서 협회 임원, 남한중 지도자, 경기 심판 등이 합석해 술 자리를 갖는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후봉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 “협회 임원진이 식사하는 장소에 심판진이 우연히 와서 합류했을 뿐 저는 심판들을 개별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 일어난 것으로 판정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서는 선수의 2분간 퇴장에 따른 복귀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 조차 없이 진행돼 2분 종료 후 시간이 돼 코트로 들어서려는 부천남중 선수를 제지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핸드볼인은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선수의 복귀 시간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판 하나 없이 수십년 전에 하던 주먹구구식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지 ‘체육웅도’의 핸드볼협회가 맞느냐”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도교육청 체육건강과 관계자는 “오늘 이 문제와 관련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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