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외교, "패권주의 반대" 목소리…美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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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외교수장인 왕이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하고 양국 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을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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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겨냥해 '일방주의·보호주의 반대' 강조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러 외교수장인 왕이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하고 양국 간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중국을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왕 부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면서 "중·러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이웃국가로서 필연적 선택인 만큼 양국 인민의 기본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러시아가 브릭스(BRICS) 의장국,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의장국을 각각 맡은 점을 들어 양국이 다자 플랫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일방주의와 패권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 정상의 전략적 리더십 덕분에 러·중 관계는 냉전 군사동맹을 뛰어넘는 전대미문의 높은 수준으로 계속 발전해왔다"며 "대중 협력을 전면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양측은 양국 외교부의 올해 협상계획에 서명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논의 내용을 설명했다. 특히 양국과 대척점에 있는 미국을 염두에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양국 정상 외교의 전략적 지도 추종 ▲'비(非)동맹·비대결·제3자 비표적화' 원칙 준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정도(正道) 유지 ▲보편적 혜택과 상생 추구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추진 등 '5가지 시종(始終·한결같은 원칙)'을 제시했다.
왕 부장은 "크고 작은 국가들의 일률적인 평등을 견지하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한다"며 "소수의 국가가 국제 문제를 농단하는 것을 반대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제재에 나서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또 "중국과 러시아는 보편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옹호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공동으로 반대한다"며 "장벽 쌓기(築牆設壘)와 디커플링(脫鉤斷鏈)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패권과 횡포, 냉전사고와 분열·대립 선동에 반대한다"며 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신흥대국으로서 역할을 할 것임을 언급했다. '비동맹·비대결·제3자 비표적화'를 내세운 기존 원칙도 명시했다.
왕 부장은 특히 현안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영 대립을 조장하는 '좁은 울타리(小圈子)'를 반대한다"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리의 공동 보금자리에 손을 뻗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인정하는 적절한 시기에 모든 당사국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과 함께 '두 국가 방안' 재개 등을 촉구했다.
테러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모스크바 테러와 파키스탄 테러로 인한 양국 국민의 피해를 들면서 대(對)테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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