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 없고, 땅 꺼지고... 봄철 나들이객 안전 ‘벼랑끝’ [현장, 그곳&]
지자체 예산 부족 일부만 보수
위험성 고려한 점검·관리 ‘필요’
道 “수요조사·현장점검 등 진행”
“날씨가 따뜻해서 산책하러 나왔는데 땅이 갈라져 있어 제대로 걸을 수도 없습니다.”
9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천의 산책로. 입구의 계단부터 정리되지 않은 나뭇가지들이 성인 눈높이까지 뒤죽박죽 자라있었다. 시민들은 제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듯 손으로 나뭇가지를 치우며 위태롭게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하천변 산책로 곳곳은 흙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아스팔트 도로가 깨져 있었으며 중간중간 길이 사라지는 곳도 있어 다시 돌아가는 시민들도 허다했다.
같은 날 오후 군포시 당정동과 화성시 영천동의 산책로도 상황은 마찬가지. 산책로 옆으로 낭떠러지와 물살이 거센 하천이 나있었지만 길 어디에서도 안전펜스나 난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시민은 이곳을 걷다 발을 헛디뎌 하천으로 빠질뻔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목격됐다. 임인숙씨(50·여)는 “이곳에 자주 오는데 땅이 움푹 파여 있어 항상 발을 삐끗한다”며 “안전펜스도 없어 밤에는 잘 보이지 않아 하천으로 떨어질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경기지역 내 관리되지 않은 산책로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봄철 꽃 구경, 나들이 등으로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진 만큼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천을 기준으로 도내 등록된 산책로는 총 79곳이다.
각 지자체는 매년 산책로에 대해 현장점검에 나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보수가 시급한 곳을 대상으로만 관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산책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고려한 뒤 모든 산책로에 대한 꼼꼼한 현장 점검과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태선 서울사이버대 안전관리학 교수는 “산책로의 경우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지자체에선 산책로를 조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매년 현장 점검을 하면서 보수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곳은 분기별로 더 자주 관리해야 하며 사고 대응 매뉴얼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매년 각 지자체에서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라 시급한 곳을 위주로 진행한다”며 “각 지자체에서 산책로 관리를 더욱 꼼꼼히 할 수 있도록 수요조사와 현장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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