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205 이정후가 ML 신인왕 후보 4위라니... 전문가 43인은 대체 무얼 봤나

김동윤 기자 2024. 4. 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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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낮은 타율에도 여전히 2024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서 주목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한국시간) 총 43명의 패널이 참여한 2024년 메이저리그 신인왕 후보를 공개했다. 4월 8일까지 이룬 성적과 앞으로 기대되는 성적을 바탕으로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 후보 상위 5명의 순위를 매겼다. 1위 표는 5점, 2위 표는 4점 순으로 점수를 매겼다.

이정후는 1위 표 3장을 받고 총점 기준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에 올랐다 MLB.com은 "한국에서 통산 타율 0.340을 기록한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39타석에서 타율 0.205, 출루율 0.267, 장타율 0.282를 마크했다"며 "하지만 그는 하드 히트(정타) 비율 54.1%로 위력적인 타격과 메이저리그 하위권 수준의 헛스윙률과 삼진 비율로 환상적인 콘택트 타자로서 명성에 부응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타격 수치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톱급 기록을 내고 있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8일 경기 종료 기준으로 이정후는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93.4마일에 달하며 기대 wOBA(Weighted On-Base Average·가중 출루율)도 0.320에 달했다.

하지만 좀처럼 공을 띄우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평균 발사각도가 4.1도로 메이저리그 평균인 12.2에 한참 밑돌았다. 이는 실제 경기에서 나타나는 wOBA가 0.249에 불과한 이유가 됐다. MLB.com도 이 점을 지적하면서 "이정후는 자신의 아버지(이종범) 앞에서 메이저리그 첫 번째 홈런을 쳤던 3월 31일 경기처럼 타구를 더 자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는 왜 자신이 전문가들로부터 2할 타율에도 신인왕 후보로 기대받는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이정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워싱턴과 2024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1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이정후. /AFPBBNews=뉴스1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하며 두 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5구째 체인지업을 밀어 쳐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쳐냈다. 뒤이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좌익선상 2루타 때 홈도 밟았다. 타구 자체는 애매해 좌익수가 공을 잡았을 땐 3루에 도달했으나, 2루수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공을 찾지 못하는 틈을 타 빠르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정후의 집중력과 센스가 돋보인 장면.

3회 말에는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2루타가 터졌다. 발사각 17도,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의 제대로 된 장타였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이번에도 윌리엄스의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좌익수 제시 윙커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공이 뒤로 빠지면서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타 불발로 이번에는 홈을 밟지 못했다.

이날 워싱턴 배터리는 이정후를 상대로 집요하게 바깥쪽 승부를 고집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5회 말 세 번째 타석마저 모두 공을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7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는 6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이날 헛스윙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05에서 0.238(42타수 10안타)로 상승했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기존의 장점을 살리면서 발사각 단점까지 보완해 장타를 생산해낸, 샌프란시스코가 기대한 모습을 가감 없이 발휘한 경기였다.

한편 수비에서도 이틀 전(7일) 아쉬운 수비를 잊게 하는 좋은 장면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가 1-8로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트레이 린스콤의 타구가 유격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가 됐다. 이정후는 이 공을 잡아 곧장 3루로 뿌렸고 일데마로 바르가스가 추가 진루를 시도하다가 아웃됐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 보살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데뷔전을 치른 블레이크 스넬이 3이닝 3실점으로 제몫을 하지 못하면서 1-8로 워싱턴에 대패했다.

MLB.com은 또 다른 기사를 통해 올 시즌 초반 스탯캐스트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 중 하나로 이정후를 꼽았다. 이정후의 정타 비율 54.1%와 헛스윙 비율 8.8%(8일 경기 종료 기준)를 주요 통계 기록으로 언급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계약했을 때 그가 중견수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면서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플레이트 디시플린 스킬 때문에 견고한 주전 리드오프가 될 수 있다는 일치된 의견이 나왔다. 얼마나 더 큰 파워를 가져올지는 명백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그의 예상 wOBA(0.320)는 현재의 이정후가 운이 나쁘고 곧 행운이 올 것이란 걸 보여준다"고 눈여겨봤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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