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유상증자 60% '껑충'…비상금 쟁여놓는 상장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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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증자나 주식연계채권(ELB)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상장사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이 호조세를 보이자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늦어도 상반기 내 자금 조달을 마치려는 기업이 다수"라며 "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주식 발행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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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낮은 중소 상장사들
전환사채 통한 자금 조달 늘어
"총선 후 밸류업 위축될 가능성"
▶마켓인사이트 4월 9일 오후 5시 38분
올 들어 증자나 주식연계채권(ELB)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상장사가 급증하고 있다. 총선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에 그 전에 미리 현금을 쌓아두려는 심리가 작용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형 상장사들이 ELB를 발행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9일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사 주식 발행 규모는 5조3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3조9428억원)보다 약 35% 증가했다. 발행 건수는 190건으로 전년 동기(166건)보다 14.5% 늘었다. 조달 유형별로 살펴보면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 1분기 2조2456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5440억원으로 57.8% 증가했다.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ELB 발행 금액과 건수가 모두 늘었다. 1분기 ELB 발행 규모는 1조3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발행 건수는 104건으로 같은 기간 31.6% 늘었다. 104곳 가운데 91곳이 코스닥시장 상장사였다. ELB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일반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고금리 은행 대출이 부담스러운 코스닥 상장사가 주로 활용한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영향을 받아 주식시장이 호조세를 보이자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코스피지수는 3.4% 상승하며 지난해 고점을 넘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달 말 2년5개월 만에 900선을 넘어섰다.
아직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조달 여건이 우호적일 때 현금을 쌓아두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평가다. 하반기로 갈수록 외부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영향을 끼쳤다.
일각에선 총선 이후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리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이 약화하는 등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가 후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늦어도 상반기 내 자금 조달을 마치려는 기업이 다수”라며 “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주식 발행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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