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부진·광물가격 하락… 제동 걸린 배터리업계 [K배터리, 캐즘을 넘어라 (上)]

권준호 2024. 4. 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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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던 국내 배터리 3사 실적이 올 들어 동반 곤두박질친 것은 전·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감소와 메탈가(광물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터리 출하량 감소로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배터리 보조금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해 올 상반기까지 배터리 업계의 고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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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요둔화는 기정사실화
포드, 신형 전기차 출시 잇단 연기
기아, 판매 목표 보수적으로 산정
'양대축' LG엔솔·SK온 직격탄
1분기 출하량 20%가량 떨어져
수개월 시차 두고 반영되는 판가
"2분기 바닥친 이후 안정" 내다봐
전기차 판매부진·광물가격 하락… 제동 걸린 배터리업계
지난해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던 국내 배터리 3사 실적이 올 들어 동반 곤두박질친 것은 전·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감소와 메탈가(광물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터리 출하량 감소로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배터리 보조금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해 올 상반기까지 배터리 업계의 고난은 이어질 전망이다.

■전기차 생산 감소가 직격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1·4분기 배터리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0%대 후반~20%대 중반가량 떨어졌다.

양사가 배터리 출하량을 낮춘 것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량 감축이 직격탄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생산할 신형 전기차 출시를 기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 포드는 미국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새 공장에서 2025년부터 생산 예정이던 신형 전기차 픽업트럭 출시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올해 초에는 일주일에 3200대씩 생산하던 대표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도 1600대로 절반가량 생산을 줄였다.

국내 완성차 업체 기아는 최근 발표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160만대로 잡았다. 이는 기아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목표와 같은 수치다. 지난해 목표는 2022년 대비 34% 이상 높여 잡았지만 올해 목표는 동결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올해 전기차 수요둔화를 염두에 두고 판매 목표를 상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출하량 감소에 美 보조금도 '뚝'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도 줄어들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받은 AMPC 규모는 1889억원으로 전분기 2501억원 대비 24.5% 급감했다. 직전분기 대비 LG에너지솔루션 AMPC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해 1·4분기 1003억원, 2·4분기 1109억원, 3·4분기 2155억원의 AMPC를 받았다.

SK온의 올해 1·4분기 AMPC 규모도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SK온은 지난해 4·4분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 일부 라인을 기존 포드 공급용에서 현대차 공급용으로 바꿨는데, 라인 변경으로 생산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해 말 메탈가가 계속 하락한 점도 배터리 3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통상적으로 메탈 가격은 배터리 판가에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지난해 연말 니켈 가격은 t당 1만6300달러로, 6월 말 2만150달러 대비 19.1% 하락했다. 같은 기간 t당 4만7000달러에 육박하던 수산화리튬 가격도 연말 1만3000달러대로 72.3%, 탄산리튬도 ㎏당 302.5위안에서 86.5위안으로 71.4% 급락했다. 수산화리튬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하이니켈계 배터리에 들어간다.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4분기 자동차용 배터리 판매가격이 지난해 메탈가 하락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7% 하락했다고 추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SK온의 배터리 판가가 12.2% 떨어졌다고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어진 광물 가격 하락으로 2·4분기까지 배터리 판가가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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