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과 공동구매 끊는다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4.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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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영풍과 공동으로 진행해온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계약을 올해 상반기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아연의 거래 종결 방침에 대해 영풍 측은 "기존에도 자체 전담 부서와 인력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공동 구매 및 영업을 중단하면 영풍뿐만 아니라 고려아연도 협상력과 구매력이 낮아져서 양사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아쉽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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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영풍 측에 통보
석포제련소 조업 악화로
납품 차질 우려 커져
공동계약 재연장 않기로

고려아연이 영풍과 공동으로 진행해온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계약을 올해 상반기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75년간 동업자 관계였던 장형진 영풍 고문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도 지분 확보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두 기업 간 중요한 사업적 연결고리도 사실상 끊어지는 것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영풍 측과 해외 업체를 통해 공동으로 매입해온 원재료 구매에 대한 공동 매입 방침을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이달 초 영풍에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아연 정광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 과정에서 공동 계약을 체결해왔다. 올 상반기부터 영풍과 체결한 기존 공동 구매 계약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는데, 고려아연 측은 이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사업 파트너인 영풍 측 생산량 감소에 따른 부담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일어난 중대재해 사망 사고로 조업 차질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하며 감산 정도가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공동 구매를 이어온 고려아연은 불확실성에 따른 납품 차질 등으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비철금속 시장은 경기 침체로 인해 원료 수급과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실적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려아연과 영풍은 아연 정광 등 원재료를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등 글로벌 원자재 중개 업체를 통해 사들였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아연 제련 업체로, 글로벌 구매 시장에서 막강한 구매력(바잉파워)을 이용해 유리한 조건으로 원재료를 조달해왔다.

고려아연이 사업적으로도 독자 노선을 선택하면서 각 사는 향후 원료 구매와 제품 판매에 대해선 거래처와 개별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전 세계 아연 시장에서 점유율이 9%가량으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오랜 동업 관계가 이번 계약 종료를 기점으로 사실상 끊어지면 고려아연·영풍에 의존해온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동업 관계가 끊어지는 점을 두고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석포제련소의 조업 악화로 한국에서 아연 생산량이 급감하면 글로벌 아연 시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3일(현지시간) 강동완 고려아연 부사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한국의 생산량이 급감할 경우 수출보다 내수 판매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거래 종결 방침에 대해 영풍 측은 "기존에도 자체 전담 부서와 인력이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공동 구매 및 영업을 중단하면 영풍뿐만 아니라 고려아연도 협상력과 구매력이 낮아져서 양사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아쉽다"고 언급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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