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길에서 여자가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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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여성 노숙인들은 '피해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이 보도는 '여성 노숙인'에 대한 첫 보도도 단독도 아니다.
주목받지 않아도 기사를 쓴 기자들, 그리고 여성 노숙인 복지를 위해 힘쓴 복지사들과 봉사자들이 있었다.
상 받기 민망하지만, 이를 계기로 여성 노숙인 문제를 더 알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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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난 여성 노숙인들은 ‘피해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길 위’의 위험뿐만이 아니었다. 내내 그랬다. 성장 과정에서 돌봄 받지 못했고, 남성들의 성폭행 대상이었고, 남편에게는 맞았다. 일하고 싶어도, 이력서 낼 경험은 없었고 몸은 성치 않았다. 평생 고물을 줍고, 공장에 다녔지만 방 한 칸도 ‘내 것’은 없었다고 했다. 길에 나온 뒤 그 삶은 또 이어졌다. ‘노숙인 대책’ 그 이전에 ‘여성 빈곤’을 돌아볼 문제였다.
하지만 기사와 방송에는 ‘여성 빈곤 대책’을 언급하지 못했다. 지난해 ‘첫 여성 노숙인 예산’이 책정됐지만, 올해 전액 삭감됐다. 그 돈, 단 1억원이었다. 이만큼도 예산을 안 쓰겠다는데, ‘빈곤 대책’까지 갈 여유가 없었다. 우리는 달라질 수 있을까. 쏟아졌던 시청자들의 ‘기부 문의’ 메일에서, 작은 희망을 찾고 있다.
이 보도는 ‘여성 노숙인’에 대한 첫 보도도 단독도 아니다. 수년 전부터 여성 노숙인 기획 기사를 쓴 타사 선후배들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한 여성 노숙인이 서울역 뒤에서 폭행당해 숨졌다. 한겨레신문이 홀로, 그 기사를 썼다. 그때 나도 사건팀이었다. 소위 ‘나와바리’인데도, 그런 사건과 기사가 있는 것도 모른 채 지나쳤다.
주목받지 않아도 기사를 쓴 기자들, 그리고 여성 노숙인 복지를 위해 힘쓴 복지사들과 봉사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켜켜이 쌓아온 노력이 있어서, 문제를 알고 취재할 수 있었다. 상 받기 민망하지만, 이를 계기로 여성 노숙인 문제를 더 알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함께 고민하고 고생한 오광택 선배, 이종환 선배, 김성미 감독님과 우리 팀원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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